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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진영 갈라놓고 있는 핵폭탄 '엡스타인 파일'

파이낸셜뉴스 이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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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제 당부에도 마가 반발 지속…조기 레임덕 조짐?

마가 모자를 쓰고 지지층들에게 단결을 주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마가 모자를 쓰고 지지층들에게 단결을 주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 논란을 놓고 강력한 우군이었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들은 미 법무부의 조사 결과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 당부에도 엡스타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특별 검사 임명까지 요구하고 있다. 열성 지지층의 여론이 들끓으면서 트럼프의 국정 성과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 지지자 내부의 분열을 키우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마가 지지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며 "트럼프의 일부 측근조차 이번 사태는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수 진영에선 이번 사안이 트럼프의 향후 정치 행보에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과 관련돼 있다. 엡스타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다.

최근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트루스소셜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엡스타인에게 허비하지 말자"고 지지층에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가는 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진화 노력에도 마가 지지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확산되면서 상황을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통해 이번 사안을 정면 돌파해달라는 요구도 분출하고 있다.

마가 진영의 대표적 인플로언서 로라 루머는 "트루스소셜에 글 하나 올린다고 이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스트라이샌드 효과(감추려 할수록 논란이 더 커지는 것)가 생기면서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기 전보다 훨씬 더 사람들이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루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백악관이 지지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엡스타인 사건을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했다.

트럼프 지지자이자 팟캐스트 '워룸' 기자인 내털리 윈터스는 "사람들은 그것(엡스타인 사건)이 대놓고 묵살당한 것에 정말 분노하고 있다"며 "(트럼프 지지층이) 이렇게 오래 동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층의 이 같은 극심한 반발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음모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온라인 여론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해 지지층의 불만이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온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고 보도했다.

정부 기관 내부에서도 엡스타인 사건 처리를 놓고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극우 팟캐스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댄 본지노 FBI 부국장은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반발하며 팸 본디 법무장관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노 부국장은 음모론에 선을 그은 캐시 파텔 FBI 국장과도 갈등을 빚었다.

민주당은 이 같은 균열 조짐을 파고들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크 비시(민주) 하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같은 민주당의 로 칸나 하원의원도 엡스타인의 수사·기소·수감 관련 모든 기록과 증거물을 보존하고 취합한 뒤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공화당 의석이 더 많은 하원 구도상 해당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공화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은 트럼프와 지지층의 충돌을 기회로 삼아 공화당 의원들이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음모론을 바탕으로 공고해진 마가 지지층이 이번엔 또 다른 음모론으로 볼 수 있는 엡스타인 이슈에 의해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를 둘러싼 거짓말 등 음모론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정치 세력이 이제는 현대 음모론의 어머니격인 사건을 두고 스스로를 잠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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