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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해체 위기 금융위, 李대통령 칭찬에 “존재감 보일 때”[금융팀의 뱅크워치]

동아일보 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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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빚 탕감 속전속결 처리

李 “과감한 조치 공무원 같지 않아”

정부, 정책-감독 분리 놓고 고심중
“조직이 해체될 위기지만 위기일수록 존재감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에서 금융위원회가 정책과 감독 기능이 나뉘어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금융위는 새 정부 과제 해결을 일사천리로 진행 중입니다. 새 정부 출범 한 달 동안 금융위는 이 대통령의 배드뱅크(부실 자산을 인수해 정리하는 전문기관) 공약, 6·27 가계대출 규제 등 굵직한 과제를 연이어 처리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속전속결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불장’ 시기 6·27 규제는 이 대통령에게 금융위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결정적 ‘한 방’이었습니다. 금융위는 6·27 규제를 급작스럽게 발표한 후 다음 날인 28일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극약처방을 내린 겁니다. 금융위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 6억 원’이라는 규제를 처음 만들어 냈고 현재 집값 상승세는 꽤 사그라든 상태입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금융위가 예상치 못한 시기에 과감한 조치를 내놓는 게 공무원 같지 않다”고 참모들에게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대통령은 “갭투자를 막는 게 중요한데 갭투자를 꼼꼼하게 잘 막았다”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금융위에 대한 이 대통령의 긍정적 평가는 4일 충청권 타운홀 미팅에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을 공개 칭찬하며 “이번에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드신 분”이라며 “우리 공무원들이 보고 베끼라고 하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금융위 직원들은 “이 대통령은 과감한 정책 드라이브를 선호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금융위는 또 이 대통령 취임 약 2주 만에 총대를 메고 주요 공약인 배드뱅크 관련 16조 원 빚 탕감을 발표했습니다. 금융위는 이 대통령의 지시 나흘 만에 법원 개인회생 신용 정보 기록을 최대 5년에서 최대 1년으로 단축해 소상공인 재기를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금융위의 추진력에 정부는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의 분리 여부를 장기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조직 개편 논의가 길어지면서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들의 이전투구 양상이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할 기관들이 조직 이기주의로 ‘밥그릇 싸움’을 벌인다면 국민들의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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