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즌 연속 꼴찌가 확정적인 프로야구 키움이 사령탑을 경질했다.
키움은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게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키움은 전반기 27승3무61패, 승률 0.307로 리그 최하위다. 53경기나 남았지만 꼴찌 탈출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현역 은퇴 뒤 16년간 ‘히어로즈’에서만 지도자 경력을 이어온 홍원기 감독은 2023년 시즌 전 3년 재계약을 했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이번 시즌 전, 성적을 위한 투자 의지가 전혀 없어 크게 비난받았던 구단이 꼴찌 책임을 결국 사령탑에게 씌운 모양새다. 감독만 경질할 경우 비난받을 것을 의식한 듯 단장, 수석코치까지 동반 경질했다.
홍원기 감독은 2021년 사령탑 취임 후 첫 두 시즌에 정규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3위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재계약 이후 팀 전력은 ‘극약’으로 향했다. 2023년 투타 핵심인 안우진과 이정후의 부상 이탈로 뜻하지 않은 리빌딩에 돌입했고 내리막을 막지 못했다. 키움은 올해까지 세 시즌 연속 꼴찌 위기에 몰려 있다. 실질적으로 키움 전력은 ‘코칭스태프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지경’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모기업이 없는 독특한 형태의 구단 키움은 그동안 선수를 키워 해외에 진출시키거나 현금 트레이드를 하는 방식으로 구단 운영 자금을 확보해왔다.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선수를 가장 많이 보낸 구단이 키움이다. 홍원기 감독 체제에서도 김하성(탬파베이)에 이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까지 대들보들이 전부 팀에 이적료를 안기고 미국으로 갔다.
이번 시즌에는 아예 일찌감치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김혜성을 보낸 뒤 핵심 불펜 조상우를 현금 트레이드하고는 타 팀 방출 선수들만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이 최악이었다. 리그 최강 수준의 원투펀치였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보류권 없이 그냥 풀어 삼성과 KT에 각각 내줬고, 대신 선택한 10개 구단 유일의 외국인 타자 2명의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선발 로테이션조차 돌리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지자 그제서야 푸이그를 방출하고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대체 비시즌 결정을 누가 했느냐’는 눈초리 속에 키움은 감독, 단장, 수석코치를 동시 경질했다.
키움은 17일 시작하는 후반기부터 설종진 퓨처스(2군)팀 감독에게 감독대행을 맡긴다. 수석코치는 없다. 허승필 운영팀장이 신임 단장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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