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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1명당 일자리 0.39개…극한 고용한파, 외환위기 수준

중앙일보 김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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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폭염에도 고용시장에는 냉기가 감돌고 있다. 6월 기준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구인배수)가 외환위기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저성장이 고착화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게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1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통한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1000명으로 전년동기보다 11.2% 감소했다.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38만7000명으로 11.9% 증가했다. 이로써 구인 인원을 구직 인원으로 나눈 구인배수는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낮아진 0.39로 나타났다.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가 39개뿐이라는 의미다. 이는 1999년 6월(0.25) 이후 26년 만에 6월 기준으로 가장 낮다. 2022년 0.78까지 올랐다 계속 내림세다. 올해 1~5월도 0.28~0.43으로 전년 대비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이 역대 최고치(5월 기준 63.8%)를 보이는 점과 대조적이다. 고용률에는 임금 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무급가족·비임금 근로자 등 모든 취업자가 반영된다. 반면 구인배수는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된 상시 임금 근로자만 고려한 통계로, 현재 고용시장의 민낯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주요 원인은 경기 부진 장기화로 기업들이 채용의 문을 걸어 잠그면서다. 인건비 상승과 자동화 확산, 국내·외 불확실성 증가 등이 맞물렸다. 예컨대 재계 23위인 에쓰오일은 지난 10일 진행 중이던 소매 영업직 공개 채용 절차를 돌연 중단했다. 지원자들에게 “급격한 관세 정책 변화 등 세계 경제 질서 대전환에 따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경영 환경 악화로 사업 실적도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도 한몫하고 있다. 안정적인 급여를 주는 임금 근로자 규모를 나타내는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지난달 1559만명으로 전년동월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1997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6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증가율이다.

특히 업종별로 보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제조업에서 1000명 감소하며 5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장기 부진에 빠진 건설업은 전년동월 대비 1만9000명 감소하며 2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에 대해 “상반기 성장률과 수출이 마이너스였고 하반기는 더 안 좋을 것으로 전망돼 고용 상황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천 과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되는 단계”라면서 “이달 이후부터는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최저임금이 1만320원으로 올해보다 2.9% 오른 점이 고용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고용은 경기흐름을 후행하는 측면이 있는데, 고용주 입장에서는 최근 경기 침체 여파에 더해 인건비 부담까지 안게 되서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숙박·음식점 등 저숙련 서비스업 고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가파르게 최저임금을 올려왔던 점(2017년도부터 2026년도까지 누적 인상률 약 60%)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인상률을 완만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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