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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기후 1.5] 예측 뛰어넘는 기후재난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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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에서 '내 일'로 찾아온 기후변화 (296)

환경의 프레임 넘어선 기후변화 대응
'기후에너지 정책'이라 쓰고 '사회경제 정책'이라 읽는다
새 정부가 마주할 기후에너지정책
'6대 과제' 톺아보기
① 재생에너지의 '잃어버린 세월'

② 갈수록 좁아지는 '원자력 기회의 창'

③ 재생도 원자력도 필요한 '전력망과 유연성 자원'

④ K-배터리, K-전기차 무색한 '더딘 전기차 전환' (하)

⑤ 예측 뛰어넘는 기후재난

홍수나 폭염 등 극한 기상 현상은 장기적(향후 10년)으로나, 단기적(향후 2년)으로나 '가장 심각한 위기'로 꼽혔습니다. WEF(World Economic Forum, 세계경제포럼)가 해마다 내놓는 〈글로벌 위기 보고서〉에 담긴 결과입니다. 이는 장기적 및 단기적으로 위기별 심각성을 1~7점 척도로 매겨 전 세계의 사회 각계각층을 상대로 조사한 것으로, 극한 기상 현상은 장기 5.9점, 단기 4.7점으로 다른 모든 위기를 넘어설 만큼 심각한 위기라고 세계인의 중지가 모였습니다. 극한 기상 현상에 이어 가장 위기로 꼽힌 것은 오정보(Misinformation)와 허위정보(Disinformation)로, 장기 심각성은 5.2점, 단기 심각성은 극한 기상 현상만큼 심각한 4.7점으로 평가됐습니다.


장·단기 심각성의 합이 상위 10위 안에 드는 위기 중엔 환경과 관련한 위기가 4개(극한 기상 현상,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 지구 시스템의 심각한 변화, 오염)로 가장 많았고, 사회적 위기가 3종(사회 양극화, 불평등, 비자발적 또는 강제 이주), 기술과 관련한 위기가 2종(오정보와 허위정보, 사이버 첩보전 및 사이버전)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가까운 미래나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면한 위기에서도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위기들은 그 심각도가 상당했습니다. 극한 기상 현상은 올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심각한 위기로, 지구 시스템의 심각한 변화는 일곱 번째로 심각한 위기로, 천연자원의 부족과 생물다양성의 손실 및 생태계 붕괴는 각각 열두 번째, 열여섯 번째로 심각한 위기로 꼽혔습니다.

이들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우선순위는 시민사회나 학계, 재계에 따라 조금씩 달랐습니다. 시민사회는 4가지 환경 위기에 대해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했습니다. 극한 기상 현상은 2위, 지구 시스템의 심각한 변화는 3위,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는 8위, 천연자원 부족은 9위에 올랐죠. 학계에서도 극한 기상 현상을 무장 분쟁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2025년의 위기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지구 시스템의 심각한 변화는 5위, 천연자원 부족은 9위,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는 13위로 달랐습니다. 재계 또한 극한 기상 현상이 당장의 심각한 위기(3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극한 기상 현상 외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시스템의 심각한 변화는 7위로 우선순위가 더 내려왔죠. 다른 모집단 대비 경제적, 사회적 위기에 더 민감한 만큼, 상위 20위 가운데 환경과 관련한 위기는 이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시민사회나 학계, 재계 나눌 것 없이, 극한 기상 현상을 가장 큰 당면 위기로 여기는 이유는 위의 통계로도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자연재해 발생 건수를 '보험금 손실액' 기준으로 살펴본 결과, 손실액 10억달러 미만의 자연재해는 연평균 3.5%, 10억달러 이상 50억달러 미만의 자연재해는 연평균 무려 7.5%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저 “왜 이렇게 덥냐”, “왜 이렇게 비가 갑자기 오냐” 투덜대는 수준을 넘어, 금전적으로 그 피해를 보상해줘야 할 만큼 우리의 주변 환경은 위태로워진 것이죠. 전체 건수로만 따져봐도, 1994년 총 49건이었던 '대규모 보상이 필요한 자연재해'는 30년이 지난 2023년 142건으로 3배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1964년부터 60년간의 통계를 살펴봤습니다.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의 통계인 만큼, 이런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인명피해는 감소한 반면, 피해액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오랜 기간,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성장하며 우리의 재난 대응 체계가 고도화됐고, 더욱 빠르게 예방하고, 신속히 사후 대처에 나선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은 우리가 마주하는 환경이 심각하게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현실을 체감하지 못 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기후변화라고 하면 '북극곰'을 떠올리거나, 그래도 조금 나아가 투발루와 같은 '바다에 잠겨 사라지고 있는 국가'를 떠올릴 뿐, 우리 스스로의 위기라고는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더는 우리의 대응 역량만으론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은 악화했습니다. 이는 '최근 10년'으로 통계의 스코프를 좁혀보기만 해도 드러납니다. 2014년 2명이었던 재해재난 인명피해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165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212건의 우심피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60.8%의 호우(129건)였습니다. 이어 태풍(64건), 냉해·동해(9건) 순이었고요. 이러한 212건의 우심피해로 발생한 경제적 피해규모는 무려 3.3조원에 달합니다. 가장 많이 발생했던 것이 호우인 만큼, 피해액 또한 2조 1,606억원을 넘으며 우리에게 금전적으로도 가장 큰 피해를 안겼습니다. 이어 태풍(9,218.8조원), 냉해·동해(486.6억원), 대설(312.5억원) 순으로 피해액이 집계됐습니다. 지진의 경우, 10년간 단 2건의 우심피해를 안겼지만, 피해액은 938.6억원으로 냉해나 동해, 대설로 인한 피해액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습니다.

때문에, 건당 평균 피해액의 측면에서 지진은 469.3억원으로 전체 평균(153.7억원)을 크게 넘었습니다. 호우는 건당 167.5억원으로, 지진엔 미치지 못하나 평균을 상회했고, 태풍 또한 건당 144억원으로 평균에 가까웠습니다. 이 기간, 우심피해 발생 건수를 살펴보면, 앞서 살펴본 인명피해 추이와 마찬가지로 재해 자체의 빈도 또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피해는 전국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습니다. 지리적 특성과 재해별 특성이 만나 특정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는 경향성을 보이게 되죠.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의 세월,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이 가장 큰 지역은 경상북도(666억원)였습니다. 강원도가 217억원, 경상남도는 189억원으로 뒤를 이었지만, 경북의 피해규모는 2, 3위와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컸습니다. 통상 태풍은 동해안에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한반도로 접근하는 경우, 피해가 많습니다.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서쪽을 '가항반원', 동쪽을 '위험반원'이라고 부릅니다만, 이렇게 경북 지역으로 상륙하는 경우, 태풍이 더 오랜 시간 망망대해를 거치며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힘을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서해상에서 오른쪽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상륙하는 경우, 한반도는 태풍의 '위험반원'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바닷길을 지나 태풍이 충청이나 수도권으로 상륙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해안 대비 울퉁불퉁한 해안선 등 지리적인 요인으로 상륙 과정에서 태풍은 지상의 저항으로 세력을 유지하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의 동남부에 피해가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호우의 경우는 피해의 집중 지역이 조금 달랐습니다. 경기도가 416억원으로 10년간 피해액이 가장 컸고, 충청북도는 412억원, 전라남도는 32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태풍 대비 지역별 편차는 적은 편이나, 대체로 중부내륙이나 전남 등 서쪽지역에 집중됐죠. 이들 지역은 편서풍으로 바다를 건너오는 비구름대를 먼저 맞닥뜨리는 곳으로, 인구나 시설도 밀집돼 재해 피해액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8일, 서울의 공식 일 최고기온은 37.8℃에 달했습니다. 1907년 10월부터 시작된 서울의 기상관측 이래, 7월 초순 중 가자 높은 기록입니다. 당초 7월 초순 역대 일 최고기온 1위 기록은 1939년 7월 9일이 거머쥐고 있었는데, 86년 만에 이 기록이 깨진 겁니다. 7월 전체의 역대 일 최고기온 기록으로 보더라도, 이는 1994년 7월 24일의 38.4℃, 2018년 7월 31일의 38.3℃, 1994년 7월 23일의 38.2℃, 2018년 7월 22일의 38℃에 이어 5위에 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역대급 폭염'이 찾아온 날, 서울엔 2022년의 악몽을 떠올릴 법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퇴근시간 무렵, 시간당 최대 130mm급에 달하는 비가 퍼부어진 겁니다.

비는 짧고 굵었습니다. 오후 5시 무렵 시작된 비는 빠르게 호우로 변했습니다. 30분 만에 1개 자치구 면적에 달하는 곳에 시간당 60mm 안팎의 비가 쏟아졌죠. 이후 호우는 얇고 긴 띠의 모양으로 수도권 각지를 뒤덮었습니다. 오후 6시 30분, 기상청은 서울 서남권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고, 이내 6시 50분, 이는 호우경보로 격상됐습니다. 이즈음, 서울의 일부 좁은 영역엔 무려 시간당 100mm급 넘는 강도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후 저녁 7시가 지나면서 비는 동쪽으로 확대됐고, 7시 30분부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저녁 8시 이후엔 양천구와 영등포구, 구로구 등 서남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비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시간당 100mm급'이라는 표현에서 엿볼 수 있듯, 다행히 이정도 강도의 비가 1시간 넘게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덕분에 이날 서울의 공식 강수량은 11.8mm에 그쳤고, 상대적으로 비가 집중됐던 서남권조차 일 강수량은 81mm 안팎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한낮 폭염에 깜짝 놀란 채 퇴근길을 서두르던 시각, 갑작스레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쏟아진 비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서남권이었을까요. 첫 번째 비밀은 온도에 있습니다. 서울의 공식 일 최고기온이 37.8℃로 기록됐던 이날, 서남권은 39℃ 안팎까지 기온이 치솟았습니다. 서울에서도 유독 기온이 높았던 것이죠. 이렇게 달궈진 땅과 대기는 동남아 스콜과 같은 호우의 씨앗이 됩니다.


기온이 높을수록, 대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은 많아집니다. 이날 서남권의 하늘엔 기온이 덜 오른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수증기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죠. 게다가 달궈진 지표면에서 나오는 열은 상승기류를 부릅니다. 강한 상승기류는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대기가 불안정해질수록 비가 내리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지고요.

여기에 동풍이 주류였던 우리나라에 갑작스레 북풍과 남풍 계열의 바람이 서쪽으로부터 불어왔습니다. 공기와 열기, 수증기는 흩어지지 못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뭉쳐졌습니다. 이 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진 두 번째 이유입니다.


그런데, 서남권이 유독 다른 곳들보다 달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9~10일에도 서울의 기온은 마찬가지의 양상을 보였습니다. 9일 오후 4시, 종로구와 서대문구의 기온이 34℃ 안팎에 머물렀던 당시, 서남권의 기온은 37℃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해가 지고, 열기가 식어가는 과정에서도 이 차이는 이어졌습니다. 서남권 대부분과 잠실 인근의 기온은 새벽 1시까지도 30℃를 훌쩍 넘었고, 서남권 일부는 새벽 3시까지도 30℃ 이상인 곳도 있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 비밀은 '공간의 구성'에 있었습니다. 빌딩숲이냐, 도시숲이냐. 이미 과밀화가 심각한 서울 속에서도 그나마 숲이 있는 곳은 기온이 덜 오르고, 상대적으로 고층건물이 밀집된 곳은 더 달아올랐던 것이죠. 이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24년 8월 29일의 지표면 온도와 도시숲 면적을 분석한 결과, 25개 자치구 가운데 도시숲 비율이 높을수록, 지표면 온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이날도 구로구는 38.8℃로 가장 높은 지표면 온도가 기록됐고, 가장 낮은 지표면 온도인 34.9℃가 관측된 곳은 도시숲 비율이 62.3%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강북구였습니다. 도시 계획 과정에서 빌딩과 숲의 균형을 염두에 뒀다면, 폭염도, 그에 따른 갑작스런 폭우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뿐더러, 평시엔 이러한 도시숲이 시민들에게 휴식과 안정을 제공해줬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 지점입니다.

분명 60년의 세월,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도 줄여왔던 우리나라인데, 어째서 최근 10여년간 다시 그 피해가 늘어난 것일까. 구멍이라도 뚫린 듯한 하늘에서 떨어졌던 비의 양은 80mm를 간신히 넘겼을 뿐인데, 퇴근길 일부 도로는 물에 잠길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러한 변화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의 인프라로는 더 이상 지금의 기후변화를 맞설 수 없다는 것이죠. 80mm의 비가 하루 내내 내렸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을 일인데, 고작 수십 분 사이에 그 양의 대부분이 몰아서 쏟아질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그동안 깊은 고민도, 대응할 방법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호우도, 가뭄도 우리는 인프라스트럭처로 대응해왔습니다. 정부가 처음으로 댐 건설 프로젝트에 '기후위기 대응댐'이라는 이름까지 붙인 것은 일견 '반가운 일'일 수 있지만,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이 위기에 대응하려는 모습엔 우려의 목소리가 여럿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국제사회의 인프라에 대한 접근법이 철근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그레이 인프라'를 넘어, 자연환경의 복원이나 조성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인프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산림과 녹지, 생태수로나 빗물정원, 맹그로브, 도시 농장 등은 그 자체로 '인프라스트럭처'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호수와 연못, 습지, 대수층 또한 그저 '예전부터 있던' 환경으로 지나칠 것이 아니라,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높은 파도를 막기 위해 방파제를 쌓아 올렸을 때, 우리는 설계도에 명시된 높이의 파도로부턴 안전할 수 있겠지만, 속절없이 사라지는 모래사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해안가에 그저 맹그로브나 수목만 조성한다면, 모래사장은 지킬 수 있겠지만 큰 파도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담보하기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인프라입니다. 경우에 따라 절충안일 수도, 때로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최적안일 수도 있는 존재인 것이죠.


하이브리드 인프라는 그저 연구논문에만 존재하는 개념도가 아닙니다. 미국 뉴올리언스의 골든 트라이앵글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인프라의 사례입니다. 예로부터 호우나 허리케인 등으로 민물, 바닷물 가릴 것 없이 침수 피해가 잇따랐던 뉴올리언스는 기존의 그레이 인프라 중심의 대응을 넘어 그린 및 블루 인프라와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대응에 나섰습니다.

뉴올리언스의 세인트 찰스로와나폴레옹로, 그리고 츄피툴라스가 인근 지역은 멕시코만과 이어진 보르네호의 범람으로 잦은 침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이에 지역 정부는 보르네호를 넘어오는 해일을 막기 위해 첫 번째 방호벽으로 바로 3제곱킬로미터 규모의 해안습지를 복원시켰습니다. 기존의 자연환경으로 현장을 되돌림으로써 해일을 완충시키는 것이죠. 만약 1차 방호가 깨지더라도 길이 3km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폭풍 방벽이 2차 방호를 하게 됩니다. 습지 복원으로 생태적 기능을 회복함과 동시에 카트리나와 같은 대규모의 허리케인에도 피해를 줄이는 인프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자연으로부터 최대의 편익을 끌어내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일부 생태주의자들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우리가 겪게 된 재해재난은 과거의 통계에 기반해 그 한계가 설계된 그레이 인프라만으론 막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평시엔 흉물스러운 구조물의 모습에 온갖 민원의 근원이 될 그레이 인프라를 과잉 구축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는 인공적, 인위적인 구조물로 막을 수 있다는 기존의 관습적 대응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유례없는 수준의 재해재난에 대응함과 동시에 사회 인프라와의 연결성을 높이고, 재해 후의 회복성 또한 강화시키며, 평시엔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 하이브리드 인프라에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관심 갖고 집중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tbc.co.kr



박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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