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이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노트북 너머] 당신이 살 집을 짓는 외국인 근로자

이투데이
원문보기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 중에 외국인 근로자가 짓지 않은 단지가 있을까요? 특히 철근콘크리트 등 힘쓰는 일은 외국인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한국인이 살 집을 외국인이 짓는 시대가 된 겁니다."

한 종합건설사 대표는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실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건설 현장 리포트: 외국인 근로자 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한 외국인 근로자는 22만9541명으로, 전체 근로자(156만여 명)의 14.7%를 차지한다. 건설 현장 근로자 7명 중 1명은 외국인인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20년부터 5년 연속 상승세다.

현장에서 한목소리로 지적하는 애로사항은 언어다. 중국 국적자를 제외하고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는 단기 체류 비자인 E-9 비자(비숙련 인력)로 들어온 이들이다. 안전 및 기초 실무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어 업무를 익히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업무가 손에 익을 만 하면 현장을 옮기는 등 연속성이 떨어지는 점도 어려움을 키운다. E-9 비자 인력은 최대 4년 10개월간 체류가 가능하지만, 한 건설 현장에서 모든 기간을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한 전문건설사 대표는 "가장 어려운 건 아무래도 언어에요. E-9 비자 근로자는 말이 안 통하니까 일꾼으로 만드는 데 1년이 걸려요. 문제는 그렇게 키워놓고 나면 다른 현장으로 가버린다는 거죠. 그러다 비자 기간이 만료되고 불법체류자가 되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외국인 숙련공 부족이다. 국내 건설 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52.2세로 2004년(37.5세) 이후 매년 오르는 추세다. 청년층의 건설 현장 기피가 심화하면서 신규 인력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은 자재 나르기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그친다.


우리가 살 집은 외국인 근로자가 짓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비자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 장기적으로 숙련공이 자리 잡도록 하고, 음지로 숨어드는 불법 체류 근로자를 막아 양지에서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받도록 해야 할 이유다.

[이투데이/한진리 기자 (truth@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서해 피격 항소
    서해 피격 항소
  2. 2윤석열 구속영장 발부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
  3. 3이정효 감독 갤럭시
    이정효 감독 갤럭시
  4. 4용산 대통령실 사우나
    용산 대통령실 사우나
  5. 5광주 전남 통합
    광주 전남 통합

이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