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 줄줄이 문 닫는데…"빕스는 오픈런" 매출 뛴 비결[히든카드M]

[편집자주] 눈만 뜨면 맞닥뜨리는 '의식주'가 산업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차별화된 '라이프(삶과 일상)' 스타일과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관련 기업들도 밀려드는 경쟁의 파고를 넘고 미래 성장을 담보할 '히든카드'를 쥐기 위해 '시그니처' 공간과 상품 등을 쉴새없이 내놓고 있다. 머니투데이(M)가 이런 기업들의 드러나지 않은 스토리를 깊숙이 들여다봤다.

서종훈 CJ푸드빌 외식 R&D팀 과장이 CJ푸드빌 R&D센터에서 신메뉴를 개발 중이다./사진=CJ푸드빌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을지로 CJ푸드빌 본사 지하1층. 각종 조리기구와 식자재들이 쌓여 있고, 흰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외부인의 접근이 어려운 CJ푸드빌의 R&D(연구개발)센터였다. 이곳에선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VIPS)의 모든 메뉴가 나온다.

서종훈 CJ푸드빌 외식 R&D팀 과장은 "내부적으로 전체적인 콘셉트를 정하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메뉴개발을 한다"며 "셰프 등 (10여명의) 개발자들이 시장조사도 하고 트렌드 분석 등 다양한 작업과 치열한 논의를 거쳐 대표 신메뉴를 내놓는다"고 강조했다. 통상 출시하는데 3개월이 걸리는 신메뉴가 이 센터에서 1년간 100여종 이상이 개발된다.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미국 뉴욕의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공부한 서 과장은 2007년부터 미국 뉴욕 고급 레스토랑 등에서 셰프로 근무했고, 2015년에 CJ푸드빌로 옮겨왔다. 그간 스테이크와 샐러드 등 200여개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왔다.

실제로 빕스는 매 시즌 바뀌는 다양한 샐러드바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여름 시즌엔 '고메 베케이션' 테마를 바탕으로 한 휴양지의 이국적인 메뉴들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멕시칸에 이어 올해는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타이 퀴진에 주목했다. 더욱 강력한 파급력과 이국적인 미식을 선보이기 위해 수많은 테이스팅과 피드백 등을 거쳐 'All That Thai(올 댓 타이)'란 태국요리를 내놨다.

서종훈 CJ푸드빌 외식 R&D팀 과장

이 과정에서 정통 타이 레스토랑 브랜드로 유명한 미쉐린 식당 '툭툭누들타이'와 협업을 했고, 빕스 R&D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국의 오리지널리티와 빕스만의 스타일에 맞는 신메뉴를 탄생시켰다. 새콤한 마늘 라임 소스로 감칠맛 가득한 태국식 등뼈찜 '랭쎕'과 그린 파파야 샐러드 '쏨땀', 향긋한 태국식 수프 '똠얌꿍', 옐로우 커리소스에 크랩을 볶아낸 '푸팟퐁 커리', 이국적인 풍미의 그릴드 치킨 '까이 양', 다채로운 식감의 볶음 쌀국수 '팟타이', 새콤달콤 해산물 샐러드 '얌운센', 코코넛 수박 주스 '땡모 빤' 등이 대표적이다.

빕스 관계자는 "고객들의 방문 동기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 출시로 인한 방문이 3배 늘고, 매출도 26% 증가했다"면서 "신메뉴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1997년 문을 연 빕스가 30년 가까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이같이 차별화된 메뉴를 토대로 만든 프리미엄 퀄리티(품질)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 문을 열었던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사업을 접거나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빕스의 지속적인 성장세는 놀랍다.

빕스는 현재 전국에 34개 점포(본사 포함 1800명 근무)를 운영중이다. 올해에만 주요 상권에 5개 점포를 신규 오픈했다. 올해 신규 매장들은 오픈 당일 100명 이상의 오픈런을 기록하는 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북 청주 커넥트현대점의 경우 지난달 24일 오픈 이후 지금까지 빕스 하루 평균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종훈 CJ푸드빌 외식 R&D팀 과장

서 과장도 빕스의 인기 비결로 고품질의 스테이크와 신선한 샐러드바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단 점을 꼽는다. 또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창의적인 노력을 한게 성공요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최근에 내놓은 '카우보이 버터 크림 스테이크'처럼 많은 사람들이 호불호없이 좋아할 만한 메뉴들을 스토리텔링을 입혀 성공적으로 론칭하면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빕스 고객 모두를 VIP로 모셨다"며 "앞으로도 트렌디하면서도 차별화된 미식 버라이어티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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