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오타니’ 하현승이 12일 청룡기 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다./장경식 기자 |
“실력으로 졌으니 깨끗하게 인정해야죠. 우리 선수들, 정말 잘했습니다.”
12일 박계원 부산고 감독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했다. 청룡기 통산 3회 우승의 부산고는 1985년 준우승 이후 40년 만에 결승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마지막 한 고비를 못 넘겼다. 하지만 경기 후 부산고 선수단과 응원단은 모두 밝은 얼굴로 준우승을 축하했다.
2학년 ‘에이스’ 하현승의 활약은 부산고를 내년 대회 우승 후보로 올려 놓기에 충분했다. 194cm, 88kg 체격에 투·타를 겸업해 ‘부산고 오타니’로 불리는 그는 5경기에 출전해 2승, 탈삼진 22개를 기록했다. 결승전서도 덕수고 강타선을 상대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2실점으로 분전했다. 감투상을 받은 하현승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히 성장했다. 내년에는 꼭 청룡기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박계원 감독은 “스태미나만 더 보완하면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깜짝 스타’와 이변의 주인공도 많았다. 경기도 광명에 있는 경기항공고는 2017년 야구부 창단 후 올해 첫 청룡기 16강 진출에 성공하더니 준결승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경기항공고 돌풍의 중심엔 시속 153㎞ 강속구를 뿌리는 에이스 양우진이 있었다. 경남고와의 8강전이 압권. 양우진은 9회 1아웃까지 무실점(6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경남고 강타선을 완벽히 제압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경기항공고는 양우진이 투구 수 제한으로 등판하지 못한 덕수고와의 준결승에서도 4시간 52분 혈투 끝에 9대10으로 패하는 명승부를 연출해 박수를 받았다.
2년 전 야구부를 창단한 강원도 영월의 상동고는 폐교 위기를 딛고 올해 처음 출전한 청룡기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상동고 2루수 선한빛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백재호 상동고 감독은 “영월군을 중심으로 많은 분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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