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트랜스젠더 여성이라는 사실을 보건 선생님에게 알린 한 학생이 성별 위화감으로 인한 고통으로 화장실 이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학교에서 물과 밥을 거의 먹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학생은 결국 몸과 마음에 탈이 나기 시작했다. 우울증과 과민대장증후군 진단을 받는 등 건강도 나빠졌고 수업에 집중하기도 힘들어졌다. 부모님은 응원의 말보다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식으로 대화를 회피했다.
학생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무도 없을 때 여자 장애인 화장실이라도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학교 관리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성별이 표기된 화장실 간판이라도 가릴 수 없는지에 대한 요구에도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남자’ 장애인 화장실 이용증을 받았지만, 성별 정체성을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곳을 이용할 수 없었다. 자신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한 학생은 마지막 남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띵동’에서 상담을 시작했다.
학생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에 보건 선생님과 직접 통화를 해보고자 했다. 학교 관계자와의 소통은 쉽지 않았다. 학교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최선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해야 했고, 숨 막히는 긴장감은 계속 이어졌다. 아무 결정권이 없다며 답답해하던 선생님의 속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학생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학교 관리자와 소통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지만, 학교 관리자는 법적 보호자가 아닌 띵동과의 만남을 거절했다.
학생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무도 없을 때 여자 장애인 화장실이라도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학교 관리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성별이 표기된 화장실 간판이라도 가릴 수 없는지에 대한 요구에도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남자’ 장애인 화장실 이용증을 받았지만, 성별 정체성을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곳을 이용할 수 없었다. 자신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한 학생은 마지막 남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띵동’에서 상담을 시작했다.
학생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에 보건 선생님과 직접 통화를 해보고자 했다. 학교 관계자와의 소통은 쉽지 않았다. 학교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최선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해야 했고, 숨 막히는 긴장감은 계속 이어졌다. 아무 결정권이 없다며 답답해하던 선생님의 속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학생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학교 관리자와 소통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지만, 학교 관리자는 법적 보호자가 아닌 띵동과의 만남을 거절했다.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인권이 화장실 앞에서 멈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트랜스젠더 혐오 차별 실태조사’(2021,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응답자의 36.0%가 화장실 이용을 포기했다. ‘트랜스젠더 퀴어 학생의 학교 시설 이용 경험과 어려움 조사’(2023, 띵동)에서도 응답자의 68.6%가 학교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다고 했으며, 화장실을 아예 이용하지 않거나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아무도 없을 때 이용한다고 했다.
트랜스젠더 학생도 안전하고 평등하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교 내 성별 분리 시설로 인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성별 정체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할 책임은 학생이 아니라 학교와 교육 당국에 있다. 참고 견디면 되는 ‘그깟’ 화장실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 ‘기본권’과 연결된 문제다.
각종 교육정책에서 ‘성소수자’ ‘성평등’이라는 용어 자체가 사라지고 있고 소수자 혐오가 활개를 치는 요즘이지만,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구조적 차별에 맞서는 성소수자 학생들이 학교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쟁취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화장실 이용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트랜스젠더 학생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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