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국민의힘의 혁신 논의가 인적 청산에 대한 내부 반발 속에 자중지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13일 “탄핵의 바닷속으로 당을 누르는 분들이 인적쇄신 0순위”라며 지난 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인적쇄신 대상을 언급했다. 당 지도부에서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식의 접근은 필패”라며 인적쇄신을 후순위로 두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잡음은 계속됐다.
윤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많은 잘못을 하신 분들이 개별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위원장은 “당이 새로워지겠다는 걸 가로막고 더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은 전광훈 목사가 광장에서 던져주는 표에 기대서 정치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분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친윤석열(친윤)계 등 당 주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인적쇄신을 시사한 1차 혁신안이 나오자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끝없는 갈등과 분열만 되풀이”(나경원 의원), “서로 남 탓하며 내부 총질”(장동혁 의원)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인터뷰에서 “인적 청산을 먼저 얘기했는데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된 듯하다”며 인적쇄신에 거리를 뒀다. 그는 “백서를 통해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정리하다 보면 잘잘못이 정해지니 거기에 따라 책임을 묻는 게 순서”라며 “혁신을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식으로 접근하면 당연히 필패”라고 말했다.
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오며 당 안팎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여당이 내란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외부의 법적·정치적 압박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 각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제1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분위기를 두고 “의욕이 없는 상태”라는 우려도 제기된 상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지율 10%대로 폭락한 지금도 아직 기득권에 얽매여서 정답은 아니지만 모처럼 내놓은 혁신안마저 갑론을박하고 있으니 아직도 정신들 못 차렸나 보다”라고 적었다.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고강도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 당이 윤 전 대통령을 배출한 원죄가 있다”며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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