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7.0 °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尹 복심들 마저 하나둘 등 돌린다…급물살 타는 특검 수사

매일경제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원문보기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지난 3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지난 3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와 가장 가까운 복심들이 하나둘씩 과거 진술을 번복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진술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간 윤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에 대해 끝까지 부인하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으나, 순식간에 180도 태도를 바꾸면서 특검 수사도 덩달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 ‘강경 충성파’로 분류되는 김성훈 전 경호차장이 최근 특검 조사에서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새로운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차장은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관련 혐의를 부인해왔으나,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참여하지 않은 특검 조사에선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로 입장을 바꿨다.

실제로 내란특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는 “경찰은 전문성도 없고 총은 경호관들이 훨씬 잘 쏜다”, “총을 갖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 등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발언도 담겼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세 차례 걸쳐 “쉽게 볼 수 없어야 비화폰이지. 조치해라”는 식으로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통화 내역도 확인됐다. 이 같은 내밀한 지시는 김 전 차장의 진술 없이는 확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김 전 차장은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한남동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시도했을 당시 이를 저지하는 데 앞장섰던 경호처 내 ‘강경 충성파’의 대표 격이다.

그는 재임 당시 윤 전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의 생일 축하행사까지 주도하는 등 경호처 내에서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인사로 평가돼 왔다.

탄핵심판 국면에서도 그는 “경호관에게 최고의 명예는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목숨 바치는 것”이라면서 경찰·검찰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 관련 불리한 진술을 일절 거부했는데, 탄핵 이후 특검 조사에선 기존 진술을 뒤엎고 새로운 증언을 시작한 것이다.


내란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김 전 차장의 이 같은 태도 변화를 지적하면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에서 “김 전 차장은 피의자(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이 참여한 경찰 조사 초기엔 피의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하다가, 피의자 변호인들이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이후에야 범행 부분에 대해 진술하기 시작했다”며 “피의자가 김 전 차장에 대해 회유 또는 압박으로 진술 번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 핵심 인사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 핵심 인사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최근 순직 해병 특검 조사에서 이른바 ‘VIP 격노설’을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VIP 격노설’은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사망사건 보고를 받은 뒤 격분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질책했고, 그 결과 경찰 이첩이 보류되고 조사 방향이 바뀌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은 전언 형식의 간접 진술만 있었으나, 당시 회의 참석자인 김 전 차장이 처음으로 직접적인 목격 사실을 진술하며 의혹에 힘이 실렸다.

김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에게 채상병 관련 한 장짜리 보고서를 받은 직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전 차장이 1년 전인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밝힌 내용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그는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이 보고되지 않았고,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외교안보 핵심 라인을 이끌며 ‘복심’으로 불린 실세 참모다. 그는 문제의 회의 이후 약 2년 가까이 관련 내용을 외부에 밝히지 않다가, 이번 특검 조사에서 입장을 바꿨다.

당시 회의에는 김 전 차장을 비롯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이 함께 있었으며, 특검은 이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소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때 복심으로 불리던 인물들이 잇따라 특검에 불리한 진술을 내놓자, 윤 전 대통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직접 최후진술에 나서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했다. 국무위원들도 떠났고, 변호인 선임조차 쉽지 않다”며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구속 이후 특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반면 특검은 김 전 차장을 포함한 복심들의 진술을 수사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추가 진술 확보를 염두에 두며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신민아 김우빈 결혼 기부
    신민아 김우빈 결혼 기부
  2. 2안세영 야마구치 결승전
    안세영 야마구치 결승전
  3. 3대구 한국영 영입
    대구 한국영 영입
  4. 4페이커 e스포츠 조언
    페이커 e스포츠 조언
  5. 5손흥민 토트넘 이적
    손흥민 토트넘 이적

매일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