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건물에 내걸린 그룹로고 깃발. 연합뉴스 |
내수 부진, 트럼프 관세폭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속에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 양상은 ‘하향 우위’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신평이 올 상반기 중에 벌인 정기신용평가에서 ‘장기·단기 신용등급 및 전망’이 변경된 기업은 총 56곳(한신평의 유효 평가등급을 보유한 일반 기업 및 금융회사는 총 450여곳)으로, 이 중에 ‘등급 전망’까지 포함해 상향 조정이 24개, 하향 조정은 32개로 나타났다. 즉 상향/하향 배율은 0.75배로 집계됐다. 장기신용등급은 무보증 회사채 등급 및 기업신용등급(ICR)을, 단기신용등급은 기업어음등급 및 전자단기사채등급을 의미한다.
앞서 2024년에는 한해 동안 한신평의 장·단기 신용등급 및 전망 변동배율이 0.57배(상향 25개/하향 44곳)였다. 한신평은 “2021~2022년에 기업실적 개선 및 자본확충에 힘입어 이 배율이 1배를 소폭 웃돌았다가 2023~2024년에는 석유화학·건설·2금융권의 실적 저하 및 내수부진으로 1배를 큰 폭 하회했었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취약업종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가 지속되긴 했으나 하향 폭은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 올 상반기 등급 하향업종은 석유화학, 건설, 상영관, 게임, 유통, 시멘트, 제지, 제약 등이고, 반면에 상향된 업종은 방위산업, 전력기기, 조선, 항공운송, 해운, 바이오, 민자발전, 화장품, 호텔 등이다. 석유화학의 경우 업황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재무부담 확대로 롯데케미칼, SKC, SK어드밴스드, HD현대케미칼, 효성화학의 등급이 내려갔고, 부동산 업황 저하에 따른 건설사 실적 부진으로 롯데건설, 비에스한양도 하향 조정됐다. 게임·상영관·유통부문에서도 수요 트렌드 변화에 따른 실적 저하로 엔씨소프트, 콘텐트리중앙, 홈플러스의 등급이 내려갔다. 특히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신용 하향에 따른 그룹 통합신용도 저하로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의 등급이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금융업권의 경우 자본 적정성 및 수익성 저하로 현대해상화재보험, KDB생명보험, 롯데손해보험(전망 변경)의 등급이 내려갔고, 자산 건전성 저하와 수익성 하락 등으로 IBK저축은행과 제이티친애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 등급도 떨어졌다. 부동산PF 부실로 교보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 부동산신탁업체 등급도 내려갔다. 에스케이스페셜티는 지배구조 변화(대주주 변경)에 따른 유사시 계열지원 가능성 저하로, 쌍용씨앤이는 배당 등 주주 지급 관련 재무부담 확대로 역시 등급이 떨어졌다.
반면에 신용등급이 올라간 기업들을 보면 우호적 업황 및 경쟁력 기반 실적 개선, 영업인수 및 자본 확충을 통한 경쟁력 제고, 영업기반 확대 등이 상향 요인으로 작용했다. 등급이 상향 조정된 회사는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현대코퍼레이션 등 전력기기 관련 업체, 그리고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풍산 등 방위산업업체, 나아가 HD현대중공업, 대한해운,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선호텔앤리조트, 코스맥스 등이 꼽힌다. 금융회사 중에 상향 조정된 기업은 지배주주가 변경돼 신용도가 높아진 동양생명보험, 에이비엘생명보험, 그리고 MG캐피탈, 한화생명보험, DB생명보험, 대신에프앤아이,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투자증권 등이다. 경쟁사를 인수한 대한항공, 유가증권 시장에 신규 상장돼 자본 여력이 강화된 LG CNS도 등급이 올랐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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