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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최장수' 식약처장을 향한 시선

서울경제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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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바이오부 차장
부끄럽지만 기자는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새 정부가 출범했을 때 사람들은 각 부처 수장으로 지명될 사람과 그로 인한 변화가 어떠할지를 가늠할 뿐 기존 인사가 그대로 남는 상황은 좀처럼 상정하지 않는다. 더욱이 오 처장은 이미 만 3년 이상 식약처의 수장으로 재임하면서 ‘최장수 처장’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차기 처장 하마평이 전혀 없어서 이상하게 여겼을 뿐 유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식약처 한 관계자의 전언이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어쨌든 오 처장은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더불어 자리를 지키면서 최장수 처장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유임 발표 당시 “무엇보다 유능함을 고려하겠다는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다”고 유임 이유를 설명했다. 오 처장이 취임 후 계속 강조해 온 ‘규제 혁신’ 기조가 대표적 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 급변하는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에 발맞춰 불합리한 규제는 개선하되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것도 규제기관인 식약처가 해야 할 일이라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 처장 재임 기간 동안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의료 제품의 급증에 발맞춰 관련 의료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법적 기반을 담은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제정됐다. 또 허가에 걸리는 기간이 불필요하게 길다는 업계 지적을 받아들여 신약 및 의료기기 심사 수수료를 대폭 올리는 대신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하지만 본연의 업무인 의약품 안전 관리에서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 처장 유임 소식에 일부 보건의료 단체는 식약처가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한 외국 약 수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개정된 의약품 생산, 수입, 공급 중단 보고 관련 고시에 따르면 업체가 식약처에 공급 부족 보고를 할 때 3개월 이상 생산·수입되지 않아도 시장에 1개월 이상 공급할 수 없는 수준일 때만 보고하도록 했다. 공급량이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조항도 빠졌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 해소와 관련해 식약처가 실질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오 처장은 이번 유임으로 그간 추진해 온 정책 기조를 적어도 1년은 더 펼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움직임이 단순히 치적 쌓기용 쇼가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아울러 오 처장이 유임 결정 직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국민 식의약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힌 각오가 공수표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 유능함을 인정받아 최장수 재임 기록을 이어가는 기대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기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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