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폭염에 대량 폐사까지 겹치면서 삼계탕 가격이 심상치 않다. 초복(7월 20일)을 앞두고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서울 시내 일부 식당에선 이미 삼계탕 한 그릇이 2만원을 넘어섰다.
1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7654원으로, 1년전(1만6885원)보다 4.6% 올랐다.
삼계탕 가격은 해마다 고공행진 중이다. 2020년 7월만 해도 서울 시내 삼계탕 가격은 평균 1만4462원이었는데 해마다 올라 5년 동안 약 11.7% 상승했다. 아직 7월 평균 가격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서울 시내 일부 식당에선 이미 삼계탕 한 그릇에 2만원을 넘어섰다.
통계청 자료로 봐도 지난 6월 삼계탕 소비자물가지수는 122.56(2020년=100)으로, 같은 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6.31)를 상회했다. 2020년 대비 22%나 올랐다.
/사진=임한별(머니S) |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건 이상기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7~8월 도축량이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계속되는 폭염이 수급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닭은 체온 조절 능력이 낮고, 국내 양계장은 밀폐형 구조가 많아 고온에 취약하다. 실제로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9일까지 전국에서 폐사한 가축은 총 52만6006마리. 이 중 96%인 50만6238마리가 가금류였다. 전년 동기(5만1333마리)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KREI는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7월 생계(삼계탕용 닭) 유통가격이 1kg당 2000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63원) 대비 28% 높은 수치다. 결국 삼계탕 원가 압박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재해대응반'을 운영하며 수급 관리를 시작했고,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는 대형마트에서 닭고기 구매 시 최대 40% 할인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유통업계는 초복을 앞두고 각종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이마트앱 내 '바이어's 매거진'을 통해 '피코크 전복 품은 삼계탕', '피코크 통닭다리 누룽지 백숙', '비비고 들깨누룽지 삼계탕'에 사용할 수 있는 10%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롯데마트도 '삼계탕용 영계'는 4만수 한정으로 2000원대, '닭다리 두배 닭볶음탕'은 7000원대, '요리하다 강화삼계탕'은 6000원대에 판매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세븐셀렉트 영양반계탕'에 대해 한정 수량으로 1+1 상시 행사를 선보인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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