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홍 기자] 리플(Ripple)이 블록체인 기술을 넘어 전통 금융 시스템의 심장부로 향하는 야심찬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를 통해 글로벌 송금 시장의 혁신을 꾀하는 동시에, 미국 연방정부에 '은행'으로 인가해달라는 공식 신청서를 제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암호화폐 기업을 넘어 규제 틀 안의 종합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려는 리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다.
리플은 12일 오후 3778원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4000원 돌파를 위해 시동을 걸었으나 현 상황에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다만 분위기는 좋다. 최근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RLUSD를 통해 2024년 기준 약 6850억 달러(약 918조 원) 규모의 글로벌 해외송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플은 12일 오후 3778원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4000원 돌파를 위해 시동을 걸었으나 현 상황에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다만 분위기는 좋다. 최근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RLUSD를 통해 2024년 기준 약 6850억 달러(약 918조 원) 규모의 글로벌 해외송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웨스턴유니언, 머니그램 등 전통 송금 서비스는 평균 6%가 넘는 높은 수수료와 며칠씩 걸리는 처리 시간으로 사용자에게 큰 부담을 안겨왔다. 이런 가운데 리플은 RLUSD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비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개자 없이 개인 간 직접 송금이 가능해 수수료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거래는 단 3~5초 만에 완료된다. 또한, 모든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추적 가능해 신뢰성을 높였다.
특히 RLUSD는 미국 달러와 1:1로 가치가 연동되어 인플레이션이나 환율 변동이 심한 국가에서도 안정적인 가치 저장 및 송금 수단이 될 수 있다. 사용자는 은행 계좌 없이도 디지털 지갑을 통해 RLUSD를 주고받을 수 있어 금융 소외 계층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리플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에서 RLUSD 사용 승인을 받는 등 국제적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송금을 넘어 비영리 단체 후원, 재난 구호, 급여 지급 등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2,500만 달러 규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리플의 야망은 송금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 리플은 미국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에 '내셔널 뱅크 헌장(National Bank Charter)'을 공식 신청하며 전통 금융 시장의 정식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헌장이 승인되면 리플은 미국 전역에서 연방정부의 인가를 받은 합법적인 은행으로서 예금 수취, 대출, 자산 운용 등 핵심적인 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암호화폐 기업이 미국 연방 은행으로 인정받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어 업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실물 경제와 통합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리플은 기술 기반 은행으로 자리매김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은행 헌장 신청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적 분쟁에서 리플이 연이어 승기를 잡으며 규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한 가운데 나온 행보라 더욱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이를 리플의 '제도권 완전 편입' 선언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편 리플의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는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미국의 규제 환경이 있기에 가능하다. 친가상자산 기조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특히 미국 의회는 다음 주를 '크립토 위크'로 지정하고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 등 핵심 법안 처리를 예고하고 있다.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 RLUSD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명확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신뢰성과 확장성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리플은 궁극적으로 '가치 인터넷(Internet of Value)' 실현을 목표로 한다.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흐르듯, 돈과 같은 가치도 국경과 시간의 제약 없이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부동산, 주식 등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자산 토큰화(RWA)'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2030년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을 예측한 이 거대 시장을 자사의 빠른 XRP 레저 기술로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11월 뉴욕에서 열리는 '리플 스웰(Swell) 콘퍼런스'에서는 리플의 미래 비전과 관련된 중대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 금융 및 기술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규제의 족쇄를 풀고 제도권 금융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리플의 다음 행보가 글로벌 금융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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