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면 영화보다 즐거울 것”…‘500년전 멸종생물’ 위해 206억 쾌척, 무슨 일

자이언트 모아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AP=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3.6m의 큰 키, 긴 목과 튼튼한 다리, 날 수는 없었지만, 보는 것만으로 압도되는 덩치.

지금은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대형 조류 ‘자이언트 모아’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영국 가디언과 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다만, 학계에선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말 또한 적지 않게 나오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 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멸종에서 복원시키려는 동물 목록 중 자이언트 모아새를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뉴질랜드에 살았던 날지 못하는 초대형 새, 자이언트 모아.

큰 개체는 키가 3.6m 이상이었다는 기록도 있다.

긴 목과 튼튼한 다리, 통통한 몸통이 특징이었다. 먹는 건 주로 과일과 잔가지, 나뭇잎 등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뉴질랜드 내 광범위한 지역에 살았다.

다만 뉴질랜드로 이주한 마오리족의 지나친 사냥 등으로 15세기경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아란 단어도 마오리족이 부른 이름으로 전해진다. 멸종 전에는 6속 9종이 있었다고 한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자이언트 모아 부활’을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자이언트 모아와 가장 가까운 조류인 에뮤와 티나무의 DNA를 편집하고, 그 다음 이를 통해 모아새를 유전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

비교적 구체적인 일정까지 잡았다. 최종적으로는 5~10년 내 되살리는 게 목표다.

유전자가 변형된 새들은 알에서 부화한 후 외부와 단절된 이른바 ‘재야생화 장소’에 방사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지원자 중 흥미로운 이가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연출한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 감독이 그 주인공. 그는 “몇 년 안에 우리가 다시 모아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그 어떤 영화보다 만족과 즐거움을 준다”고 했다. 그가 건넨 지원금은 약 1500만달러(약 206억원)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소 떨떠름한 기류가 흐르기도 하는 모습이다.

빈센트 린치 미국 버펄로대학교 진화생물학 교수는 “멸종된 생물을 복원하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밀히 말하면,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아마 그들이 말하는 대로 에뮤가 모아와 같은 특징을 갖도록 유전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 모아가 되는 게 아니다. 단지 이식 유전자를 가진 에뮤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모아새 말고도 매머드, 도도새, 다이어울프 등 멸종 동물의 복원을 시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