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사 "트럼프 새 관세 예고가 금리 인하 지지 어렵게 해"

'비둘기파' 시카고 연은 총재
"공중에 먼지 다시 뿌리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텍사스주 커빌의 비상운영센터에서 텍사스 홍수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커빌=AP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 인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예고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은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브라질을 상대로 한 미국의 고율 관세 예고에 대해 "물가 상승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을 계속 추가할수록 마치 공중에 먼지를 다시 뿌리는 것과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 정책 결정 투표권을 보유, 연준 내에서 가장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굴스비 총재는 지난 6월 회의 이후 연준 이사 중 가장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꼽혔던 미셸 보먼 부의장 및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더불어 조기 금리인하에 찬성해 왔다.

하지만 이번 신규 관세 예고로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부터 브라질에 50% 상호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캐나다에는 세율 3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굴스비 총재는 신규 관세 예고에 대해 "'우리가 되돌아가 (기업들과) 얘기할 때 '이번 관세가 우리를 4월 3일 상황으로 되돌려 놓고 있다'고 우려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고문 및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월러 현 연준 이사 등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