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①트럼프 2기의 동맹 경시 ②북핵 시설 정찰할 위성 부족 ③한반도 유사시 대비 포탄 비축량 부족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뉴스1 |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을 미국으로부터 환수하는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서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작권 환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이었고 그동안 정치권에서도 진보·보수 정권을 넘은 국가적 숙원으로 평가돼 왔지만 국방 분야의 높은 대미 의존도 등을 고려하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11일 전작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과거부터 한미 간 계속 논의돼 온 현안으로 새로운 사안이 아니다"면서 "우리 새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은 미 측과 동 사안을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장기적 현안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작권은 한반도 전쟁 발발 등 전시 상황에서 군 작전을 주도-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맥아더 당시 유엔군사령관에게 국군에 대한 지휘권을 넘긴 이래 미군 측이 이 권한을 갖고 있다. 1978년부턴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한국의 전시 작전통제권을 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다시 한국군으로 환수할 경우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첫째, 동맹과 전통적 우방도 압박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에서 전작권이 한국으로 다시 올 경우 한미 연합작전태세가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정찰위성 자산의 높은 미국 의존도다. 셋째, 전 세계에 한국산 무기가 수출되며 전쟁을 대비한 포탄 비축량 부족 등 이른바 K방산의 패러독스 문제다.
전인범 전 합동참모본부 전작권전환추진단장(예비역 중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전작권을 환수해 유사시 권한을 우리 스스로 행사해야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전작권을 우리가 환수할 경우 현 체계의 한미 연합작전태세가 약화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 유엔군사령부의 증원 등이 약화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재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전작권을 미군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임)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전 전 단장은 최근 한미 양국 간의 통상·안보 '패키지 딜'(일괄 거래) 과정에서 전작권 환수를 협상 카드로 써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가 이미 한국에 신속히 전작권을 다시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협상 의제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2기의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전략에 기여한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차관은 한국군에 전작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2007년 노무현 정부는 미 정부와 '국군 주도 미군 지원' 형태의 독립형(병렬형) 지휘구조로 2012년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시기가 연기됐다. 또 박근혜 정부에서는 전작권 환수 방식이 '시기'를 정하는 방식에서 '조건 충족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환수 시기를 특정할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전작권 환수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추진 동력을 잃었고 윤석열 정부는 전작권 환수에 보다 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정찰용 인공위성 자산의 부족도 전작권 전환이 시기상조라는 평가에 힘을 싣는다. 우리 군이 북한의 핵시설 등을 감시·정찰하는 '우주의 눈'(인공위성)이 공식적으론 4기에 불과하다. 연내 1기가 추가 발사돼도 북한의 지휘부 등을 최대 2시간 간격까지만 감시할 수 있다. 이러한 감시 공백은 현재 미국의 정찰위성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이 운용하는 정찰위성은 지구로부터 약 500㎞ 떨어진 지구 저궤도 위성이다. 이와 달리 미군은 지구로부터 약 3만5000여㎞ 떨어진 상공에 정지궤도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의 자전 방향과 인공위성이 회전하는 방향이 같아 사실상 감시 공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인호 전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전작권 환수를 위해선 한반도를 24시간 내내 내려다보는 정지궤도 위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현재 우리 군에서 운용하는 위성은 저궤도 위성으로 감시 공백을 미국 자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전 세계가 K9 자주포 등 한국산 포탄과 무기를 대거 수입하면서 유사시 포탄 비축량 등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전시 작전을 수행하려면 155㎜ 포탄 수백만 발 등 탄약과 각종 무기를 더 비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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