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이 실제 들던 ‘원조 버킨백’, 137억에 팔렸다…핸드백 사상 최고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버킨백과 과거 이를 들고 있는 제인 버킨. [AFP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영국 출신 가수 겸 배우 고(故) 제인 버킨이 실제로 사용했던 에르메스의 오리지널 ‘버킨백’이 핸드백 경매 역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소더비가 이날 파리에서 연 경매에서 버킨이 소유했던 검은색 버킨백이 수수료를 포함해 총 858만2500유로(한화 약 137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202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400만 홍콩 달러(약 6억9000만 원)에 낙찰된 에르메스 켈리백 ‘히말라야’의 가격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가방은 1985년 에르메스의 당시 최고경영자(CEO) 장 루이 뒤마가 버킨과의 우연한 만남 이후 협업을 통해 특별히 제작한 제품이다. 당시 버킨은 비행기에서 만난 뒤마에게 “에르메스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큰 핸드백이 없다”며 불평했고, 급기야 기내 구토봉투에 직접 자신이 원하는 가방 디자인을 스케치했다고 한다.

이 만남을 계기로 뒤마는 제인 버킨만을 위한 가방을 만들어 선물했고, 이후 이 가방은 ‘버킨백’으로 불리며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명품 가방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됐다.

버킨은 이 특별한 가방을 1994년 에이즈 자선단체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판매했으며, 2000년 다시 경매에 부쳐졌다. 이후 인스타그램 아이디 ‘카트린 B’를 쓰는 수집가가 소장해 오다가 이번에 소더비를 통해 다시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르메스 제품은 매장가보다 재판매 시장에서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버킨은 영국 런던 태생으로 22세 때 프랑스로 건너와 가수, 배우로 활약하며 1960∼198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의 아이콘이다. 2023년 7월 프랑스에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