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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에 밀리고, 카드론 막히고…카드사 수익성 '악화일로' [카드사, 출구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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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토 공세에 간편결제 입지 위태
전통 수익원 가맹점 수수료도 급감
"수익구조 한계, 새 먹거리 찾아야"



한때 소비자금융의 ‘황금알’을 낳던 카드사가 구조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결제 주도권은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가맹점 수수료는 해마다 깎였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상생’을 앞세워 카드사의 수익원을 조이고, 카드론 등 고금리 금융상품마저 강도 높게 규제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간편지급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547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1조116억 원으로 같은 기간 10.5% 증가했다. 반면 금융회사의 간편결제 점유율은 25.6%에서 24.4%로 낮아졌다. 네이버페이·토스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간편결제가 오프라인까지 파고들며 카드사의 결제 주도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사의 전통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는 이미 뚜렷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조8437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139억 원)보다 8.4% 줄었다.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5.5%에서 올 1분기 26.2%로 10%포인트(p) 가까이 급감했다. 가맹점의 75%를 차지하는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4%까지 낮아진 상태다.

정부는 소상공인ㆍ자영업자 부담 경감을 이유로 2월에도 영세 가맹점 수수료를 추가로 내린 데 이어 이달부터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계기로 다시 한번 인하 압박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소비쿠폰 사용처가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으로 한정된 만큼 카드사에 수수료를 더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영세 가맹점에 제공되는 카드사의 '우대 수수료' 혜택 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카드업계는 관계자는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카드사들이 인프라 구축 비용과 관리비 등으로 약 80억 원 적자를 봤는데 이번에도 역마진이 불가피하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카드론 영업도 막힌 상황에서 상생 압박까지 겹치면 수익 방어는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공백을 그동안 카드론 등 고금리 금융상품으로 메워왔다. 카드론 수익은 매년 늘어 지난해 처음 5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6ㆍ27 대책’으로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된 신용대출에 카드론이 포함됐다.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3단계에 따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까지 규제 대상이 됐다. 카드업계는 앞으로 대출 한도가 줄고 상환 부담이 커져 연체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6047억 원으로 전년 동기(7244억 원)보다 16.5% 줄었고, 실질 연체율은 1.93%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 데이터 사업,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결제망을 넓히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초기 비용 부담과 현지 시장 경쟁 심화로 한계에 부딪혔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이제는 카드사 본연의 업무인 신용판매만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카드산업이 저물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결제시장 판도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정상원 기자 (j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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