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 계속 밀고 나가(Press on).”
예정일보다 10주 빨리 태어난 아기는 뇌성마비로 하반신 근육이 경직되는 증상을 앓았다. 성인이 될 때까지 양발 재건술 등 대수술만 11번을 받았다.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나 크리켓을 할 수 없던 그는 혼자서도 노력을 쏟을 수 있는 골프에 빠졌다. 가족들이 만들어준 좌우명 ‘Press on’을 되새기며 땀을 흘렸고, 장애인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다. 세계적인 장애인 골프 대회 US 어댑티브 오픈 3연패를 달성한 영국 킵 포퍼트(27) 얘기다.
포퍼트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로크빌의 우드먼트CC에서 열린 제4회 US 어댑티브 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24언더파 192타로 우승했다. 2위 그룹인 한국 이승민(28)과 호주 라클런 우드(34)를 12타 차로 넉넉히 따돌렸다.
예정일보다 10주 빨리 태어난 아기는 뇌성마비로 하반신 근육이 경직되는 증상을 앓았다. 성인이 될 때까지 양발 재건술 등 대수술만 11번을 받았다.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나 크리켓을 할 수 없던 그는 혼자서도 노력을 쏟을 수 있는 골프에 빠졌다. 가족들이 만들어준 좌우명 ‘Press on’을 되새기며 땀을 흘렸고, 장애인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됐다. 세계적인 장애인 골프 대회 US 어댑티브 오픈 3연패를 달성한 영국 킵 포퍼트(27) 얘기다.
9일 US 어댑티브 오픈 부문별 우승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킵 포퍼트(뒷줄 오른쪽에서 넷째)와 킴 무어(뒷줄 오른쪽에서 다섯째)는 남녀 종합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다. 남자부 준우승이자 지적 장애 부문 우승을 차지한 이승민(뒷줄 오른쪽에서 둘째)도 환하게 웃고 있다. /USGA |
포퍼트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로크빌의 우드먼트CC에서 열린 제4회 US 어댑티브 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24언더파 192타로 우승했다. 2위 그룹인 한국 이승민(28)과 호주 라클런 우드(34)를 12타 차로 넉넉히 따돌렸다.
2022년 대회 남자부 초대 챔피언에 오른 이승민은 이날 6타를 줄이며 분전했지만, 3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일반 투어와 장애인 대회를 병행하는 이승민은 “대회 특성상 전장이 일반 대회보다 짧아서 내 장점인 비거리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포퍼트는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1991~1993 US 주니어 아마추어, 1994~1996 US 아마추어) 이후 29년 만에 3연패(連覇)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USGA 대회 3연패 선수는 포퍼트까지 네 명뿐이다. 포퍼트는 “올 초 발가락 수술을 받고 상태가 안 좋아 걱정했는데 우승해 매우 기쁘다”고 했다.
여자부에선 미국 킴 무어(44)가 2022년 이후 3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무어는 오른쪽 다리가 없이 태어났고, 척추뼈가 완전히 닫히지 않는 질환도 겪고 있다. 무어는 “나의 모습이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골퍼 허도경(17)과 김선영(25)은 예선을 거쳐 출전했다. 허도경은 남자부 컷 탈락, 김선영은 여자부 7위로 마쳤다. US 어댑티브 오픈에 첫 출전한 두 선수는 국내와 다른 대회 분위기를 생소해했다고 한다. 허도경의 어머니 양정숙(48)씨는 “도경이가 ‘왜 다른 선수들이 항상 웃으면서 나한테 말을 걸지’라고 의아해하더라”며 “서로 장애를 거북하게 여기거나 불편해하지 않는 모습, 자신에게 당당한 태도 등을 도경이가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선영의 캐디로 나선 어머니 장시혜(54)씨는 “연습 라운드 때부터 가족·지인에 팬들까지 갤러리로 참여하는 모습이 신기했고 부러웠다”고 했다. 이승민 어머니 박지애(59)씨는 “매년 올 때마다 선수들이 ‘가슴 설렌다’고 할 만큼 대회 수준과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이런 대회가 많은 장애인에게 더 적극적으로 삶을 대하는 동기 부여가 된다”고 했다.
US 어댑티브 오픈을 벤치마킹해 2022년부터 국내 장애인 골프 대회를 개최하는 SKT는 올해부터 대회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11일 열리는 제4회 ‘SKT 어댑티브 오픈’은 국내 장애인 골프 대회 중 처음으로 갤러리를 운영한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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