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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우주 기지에서도 키울 수 있게’…10㎝ ‘꼬마 벼’ 만든 이탈리아 과학자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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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 작물의 10분의 1 크기
지구 밖 식량 조달 바탕 마련
“비행사 스트레스 경감 기대도”
다 자라도 키가 10㎝밖에 되지 않는 ‘꼬마 벼’를 이탈리아 연구진이 개발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키를 줄여 달이나 화성에 건설될 비좁은 우주기지에서 쉽게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류가 지구 밖에서 간편하게 농사를 지어 식량을 조달할 바탕이 마련됐다.

이탈리아 우주국의 마르타 델 비앙코 박사(사진) 주도로 밀라노대, 로마대, 나폴리대 소속 과학자들이 구성한 공동연구진은 완전히 키운 뒤에도 키가 10㎝에 불과한 꼬마 벼를 개발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반적인 벼(1m 내외)의 10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벼를 고안한 것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공개됐다.

꼬마 벼는 달이나 화성 기지에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머물 미래 우주비행사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비앙코 박사는 과학전문지 유레카얼럿 등을 통해 “지구 밖에서 우주비행사가 생존하기 위해 농사를 지을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작물의 큰 키”라고 설명했다.

달이나 화성에서는 중력이 작은 데다 야외에서는 인간이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대형 토목공사를 벌여 큰 기지를 짓기는 어렵다. 작고 좁은 기지 안에서 키가 너무 큰 작물은 경작하기가 불편하다. 꼬마 벼는 이를 해결한 것이다. 키가 작으면 필요한 물이나 비료의 양도 적어진다.

비앙코 박사는 꼬마 벼를 만들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는 생물학 기술을 활용했다. 기존 벼의 특정 DNA를 잘라내 키를 작게 만든 것이다.

비앙코 박사가 지구 밖에서 키우기에 용이한 벼를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 봉지 안에 든 가공식품 형태로 우주비행사들에게 식량을 보급하는 지금 방법으로는 신선한 식품을 공급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주비행사가 비타민, 항산화물질, 섬유질 등을 원활히 섭취하려면 막 수확한 작물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비앙코 박사는 “미리 익혀놓은 음식을 장기간 우주 임무에서 계속 먹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달이나 화성 기지에서 농사를 짓는 행동은 부수적인 혜택도 준다. 비앙코 박사는 “(지구 밖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을 관찰하는 일은 심리적으로 인간에게 이롭다”며 “우주비행사들의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앙코 박사는 “지구 극지방 기지처럼 실내 공간이 작은 곳에서도 꼬마 벼를 활용해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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