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리박스쿨 뿌리① 편에서 리박스쿨 탄생이 손효숙 대표의 개인적인 일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리박스쿨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극우 대부' 이희범이란 인물이 있었다. 이희범은 박근혜 청와대와 국정원이 적극 밀어준 보수 단체의 핵심 간부였다.
이희범이 탄생시킨 극우 괴물은 또 있었다. 유튜브 시청자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한 인물들이다. 이들의 이름은 김상진·안정권·배인규다. 이 삼총사는 거리에서는 극우 집회를 열었고, 온라인에서는 댓글 공작을 일삼았다. 이들은 현재도 윤석열 일당의 내란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
윤석열 정권 '아스팔트 삼총사'의 아버지는 이희범
지난 1일 서울고등검찰청 앞. “독재자 이재명의 국회 행정부 사법부 헌법 재판소 장악 시도 규탄한다”, “사법부가 이재명 졸개들이다” 등 자극적인 문구가 담긴 노란 현수막들이 대로변을 따라 줄지었다. 이 현수막은 이재명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일을 무기한 연기한 서울고법을 압박하기 위해 ‘신자유연대’가 게첩한 것이다.
김상진은 집회를 하면서 개인 방송으로 후원금을 모집하기 때문에 ‘아스팔트 유튜버’로도 불린다. 김상진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아스팔트 유튜버는 또 있다. 안정권 벨라도 대표와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다. 세 사람은 스스로 ‘아스팔트 전사’를 자처하며 전국 곳곳에서 정권 비판 집회를 방해하는 맞불 집회를 이끌어왔다. 외모만 봐도 개성이 넘치는 이 삼총사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모두 ‘자유연대’라는 단체에서 출발했단 것이다.
어디서 배웠나 했더니...'맞불 집회' 기술 전수한 이희범
자유연대는 2018년 이희범 대표가 주도해 만든 시민단체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 ‘맞불’을 놓을 목적으로 탄생했다.
실제로 자유연대가 주최하는 집회 대부분이 정권 비판 집회를 방해할 목적으로 여는 ‘맞불’ 집회다. 자유연대 집회에는 ‘청년 활동가’로 불리는 김상진, 안정권 그리고 안정권을 따라하며 함께 집회를 주도한 배인규가 수시로 참여했다.
이들은 2018년 △경상북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설치 예정이었던 사드 기지를 찬성하는 맞불 집회 2019년 △광주 민주화 운동 유공자들의 명단이 가짜라며 공개하라는 ‘까까까’ 집회 △조국 법무부장관 구속 촉구 집회 △2020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시위 방해 집회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 집회 △미국 대사관을 365일 지키는 ‘미대사관 지킴이’ 집회 등 적어도 수 개월, 길게는 4년 넘게 맞불 집회를 이어왔다.
조화와 화환 수백개를 일렬로 나열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환 집회’ 역시 자유연대가 처음 시작했다. 2020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가 열리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조화를 보냈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는 응원 메시지를 담은 화환을 대검찰청에 보내 전시했다.
자유연대 집회에 참여해 유명세를 쌓은 이들이 바로 김상진·안정권·배인규다. 세 사람은 수 년간 이희범의 ‘맞불집회’ 기술을 보고 배운 뒤, 각자의 단체를 만들었다. 안정권은 GZSS⋅벨라도(2020), 김상진은 신자유연대(2021), 배인규는 신남성연대(2021)를 만들어 분화했다.
①신자유연대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이었던 김상진 대표는 “아스팔트 집회는 내가 하는데 돈은 이희범 대표가 번다”며 불만을 표출한 뒤 4년 전 ‘자유연대’를 떠나 ‘신자유연대’를 만들었다.
김상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2019년에 김상진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자택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집회를 열었다가 민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는데, 2021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윤석열 후보는 김상진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써줬다. 윤석열은 김상진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어깨를 툭 치며 “고소 취소했다”고 말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신자유연대의 현수막은 서울 도심 곳곳에 걸려 있다. 이 또한 ‘맞불 현수막’이다. 일례로 강남역 사거리에는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등의 단체들이 ‘삼성재벌의 반노조, 반인권, 반인륜적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삼성을 규탄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었는데, 이에 대항해서 신자유연대는 강남역 사거리에 집회신고를 선점하고 ‘일 잘하는 삼성 이재용’이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첩했다.
②신남성연대 배인규
신남성연대는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이후, 대대적인 온라인 댓글 공작을 벌였다. 작업 방식은 리박스쿨 댓글공작팀인 ‘자손군’과 유사하다. 이들은 자손군보다 수십 배 더 큰 규모로 조직적인 활동을 벌여 왔다.
신남성연대는 텔레그램에 ‘여론정화방’이라는 제목의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2만 8천여 명이 참여한 채팅방에는 하루에 10여 건의 네이버 기사 링크가 올라왔고 이를 ‘좌표’라고 불렀다. 텔레그램 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기사 링크에 들어가 댓글을 남기거나 공감을 누르며 ‘댓글 정화’를 작업을 했다. 많은 인원이 실시간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기사에 달린 댓글 여론이 바뀌는 데는 몇 분이면 충분했다.
신남성연대는 ‘안티 페미니즘’을 내세우며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5월, 강남역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삶은 돼지 머리를 ‘페미니스트’라며 망치로 내리치는 폭력적인 행위를 했다. 이후에도 영화 조커 분장을 하고 여성 단체 집회를 방해하거나,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물총을 쏘는 등 폭력적인 집회를 열어 왔다.
③벨라도 안정권
지난 2월 26일, 안정권 벨라도 대표와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이화여대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난입했다. 이들은 이화여대 학생들이 들고 있던 팻말을 찢어 입 속에 넣거나 멱살을 잡는 등 폭력을 저질렀다.
안정권은 “박근혜를 탄핵시키기 위해 문재인이 일부러 세월호를 침몰시켰다”고 주장하며 ‘세월호 기획 침몰설’을 만들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연속으로 방송했다. 그러면서 “저것들은 5.18 시체도 있고 세월호 시체도 있고 별 시체가 다 있는데, 팔 시체가 없어서 우리는 맨날 X된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2022년 5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건희가 안정권을 알아보고 인사를 나눴다. 안정권의 친누나 유튜버 ‘또순이’는 윤석열 정권 초기 대통령실에 들어갔다가 논란이 되자 곧바로 사직했다. 안정권은 이후 대통령실에 불만을 표출하며 “대통령실에서 인정받은 신남성연대는 내가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 누나를 자르고 나를 계속 구속시키려 했다. 내 조직을 먹고 자기들은 꽃길을 걷고 있었다”고 떠들었다.
안정권은 2022년 9월, 공직선거법 위반과 모욕 혐의 등으로 법정 구속돼 이듬해 3월에 석방됐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