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내 반점과 피부 발진 등 홍역 증상. /질병관리청 |
미국에서 호흡기 감염병인 홍역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홍역 퇴치를 선언했던 2000년 이후 25년 만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다.
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날 기준 올해 홍역 확진자가 128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126명의 환자가 나왔던 1992년 이래 최악의 수치이며, 2000년 홍역 퇴치 선언 이후 가장 심각했던 2019년(1274명) 사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에선 지난 1월 텍사스주(州) 시골 지역의 메노파교(기독교의 한 분파) 공동체에서 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확산하며 환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현재는 38개 주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텍사스주에서만 750여 건이 확인됐다. 성인 1명과 아동 2명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미국은 2000년 홍역 완전 퇴치를 선언했었다. 1년 이상 환자 발생이 지속되지 않을 때만 주어지는 지위다. 다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백신 접종률이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2019년 홍역 환자가 쏟아졌을 때도 공격적인 백신 의무화 정책을 펼쳐, 가까스로 지위 탈락을 면한 바 있다.
CDC 자료에 의하면 올해 미국 확진자 중 무려 92%가 백신 미접종자로 파악됐다. 코로나 사태 이후 백신 접종률이 낮아져 홍역 확산세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NYT는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을 겨냥해 “그가 홍역 발생을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고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언급하며 당국의 억제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며 매우 강한 전염성을 가진다. 감염 시 발열·발진·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 나타난다.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라면 환자와 접촉했을 때 90% 이상의 확률로 감염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