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정의봉을 용산 식민지역사박물관에 기증한 고인. [사진 = 연합뉴스] |
백범 김구(1876∼1949) 암살범 안두희(1917∼1996)를 처단한 박기서(朴琦緖) 씨가 10일 0시10분께 경기도 부천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77세.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도 부천 소신여객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던 1996년 10월23일 인천 중구 신흥동의 안씨 집에 찾아가 ‘정의봉’이라고 적은 40㎝ 길이의 몽둥이로 때려 살해했다. 박씨가 구속될 당시 전국적으로 사면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범행 후 7시간 만에 경찰에 자수하고 “백범 선생을 존경했기에 안두희를 죽였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당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두희는 1949년 6월26일 서울 서대문 인근 경교장(현 강북삼성병원 자리)에서 권총으로 김구를 암살했다. 이후 김창룡(1920∼1956)의 지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육군형무소에 갇혔다가 감형됐고, 1951년 2월 풀려나 사면까지 받은 뒤 군에서 포병장교로 복귀했다. 이 때문에 백범 암살 배후가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씨는 1997년 11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지만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 때 사면돼 석방됐다.
박씨는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로운 것을 보았을 때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당했을 때는 목숨을 바쳐라)’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로 정의봉을 감싸서 보관했다. 이 문구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으로, 박씨는 평소 백범과 안 의사를 존경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정의봉’을 기증했다.
유족은 부인 원미자씨와 1남1녀(박안숙·박찬종), 사위 박기훈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부천장례식장 7호실, 발인 12일 오전 5시, 장지 남양주 모란공원. 032-651-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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