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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위원장이 성소수자 관련 보고서 상정 막았다” 내부 주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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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오른쪽)과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정효진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오른쪽)과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정효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된 ‘성소수자 인권’ 관련 안건의 상정을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미루라고 지시했다는 인권위 내부 주장이 나왔다. 인권위의 독립성을 이유로 감사원 출석 요구를 거부하던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은 10일 감사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인권위 차별시정국 조사관 A씨는 지난 9일 인권위 내부망 자유게시판에 실명으로 글을 올리고 “안 위원장이 성소수자에 관한 진정 사건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라며 안건 상정을 미뤘다”고 주장했다.

안건에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모두를 위한 화장실은 동성애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국은 동성애가 인정되지 않는 나라”라고 발언한 것은 성소수자 차별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인권위 차별시정소위원회 안건 마감이 두 차례 지나는 동안 이 사건 보고서가 회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가 처음 차별시정국장에게 보고서를 올린 시점은 지난 5월28일로, 차별시정소위 안건 마감일인 6월17일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보고서는 다음 안건 마감일인 7월14일까지도 상정되지 않았다. 인권위 내부에서는 사건 보고서를 냈는데도 두 차례에 걸쳐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A씨는 “차별시정국장이 ‘안 위원장이 안건 상정을 보류하자고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은 한꺼번에 묶어서 함께 처리하는 게 좋겠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위원장이 개별 소위의 심의 의결 절차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소위의 다른 위원들의 심의 의결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럼에도 차별시정국장은 ‘위원장으로부터 위임받은 결재권이기 때문에, 위원장 의견을 따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이 글에서 “왜 그 많은 사건 중 성소수자 사건이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것인지 물을 수밖에 없다”며 “이른바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안이어서 서둘렀나”라고 물었다.


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10일 논평을 내고 “안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성소수자, HIV감염인, 여성에 대한 혐오표현을 해 제1호 진정대상이 됐다”며 “개인의 혐오적 시각을 넘어 지위를 남용해 성소수자 혐오에 대한 인권위 입장조차 가로막는 것은 명백한 직권 남용이자 인권위원장으로서 직무 유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12·3 불법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안건 의결을 주도한 등 이유로 감사를 받는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은 10일 오후 2시 감사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 위원은 그간 인권위 독립성을 이유로 두 차례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김 위원은 이날 상임위에서도 “감사를 거부한다는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 출석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면서도 “인권위원 업무 수행에는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숙진 상임위원은 “인권위는 독립 기구이지만, 치외 법권 지대는 아니다”라고 맞섰다.

인권위는 “담당 국장이 인권 침해·차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 심도 깊게 살펴봐야 할 사안으로 본 것”이라고 밝혔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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