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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 테니 더운데 얼른 들어가세요”… 비상금으로 노점 할머니 도운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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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제가 살게요. 빨리 들어가세요.”

연일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점에서 고생하는 할머니를 위해 비상금을 사용한 한 중학생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7일 동두천중 남학생이 노점에서 농작물을 파는 할머니와 대화하는 모습. SNS 캡쳐

지난 7일 동두천중 남학생이 노점에서 농작물을 파는 할머니와 대화하는 모습. SNS 캡쳐


9일 경기 동두천중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에 재학하는 옥모 군(14)은 지난 7일 하교하던 중 도로변에서 땀을 흘리며 농작물을 판매하는 할머니를 마주쳤다. 옥 군은 도롯가에 펼쳐진 농작물을 허리 숙여 들여다보다 “(할머니) 이건 어떤 채소 입니까”라며 말을 건넸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참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할머니 곁에 머물던 옥 군. 그는 잠시 후 인근 상점에 들러 현금을 찾아왔다. 그리고 수중의 용돈 5만 원 중 3만 원을 할머니에게 건넸다. 이 돈은 옥 군이 한푼 두푼 모은 ‘비상금’ 이었다.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부추·콩 등 채소를 챙겨주려 했으나, 옥 군은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할머니가 계속 ‘가져가라’고 권하자 옥 군은 강낭콩 한 봉지만 받았다. 다른 채소는 판매하라는 것으로 읽힌다.

옥군의 선행은 인근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주민이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이 영상은 조회수를 80만회를 넘겼다. 5만8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옥 군은 이날 날씨가 더워 할머니가 물건을 빨리 팔고 댁에 가서 쉬셨으면 하는 마음에 비상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의 권유에 마지 못해 강낭콩 한 봉지를 들고 떠나는 동두천중 남학생.

할머니의 권유에 마지 못해 강낭콩 한 봉지를 들고 떠나는 동두천중 남학생.


옥 군은 SBS와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한여름에 햇빛 맞으면서 장사하시는 게 안타까웠는데 5만원짜리 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근처 가게 들어가서 돈을 1만원으로 바꿔서 3만원 정도를 드리고 할머니한테 안 받아도 된다고 했는데 할머니가 하나는 가져가도 좋다고 하셨다”며 “살면서 딱히 착한 일을 많이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좋은 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윤태숙 동두천중학교장은 “선한 영향력을 펼친 옥 군에게 폭풍 칭찬을 해줬다”며 “하계 방학식 날 전교생 앞에서 모범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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