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대통령실 집들이' 대납에 "위법"…배후에 '김용현 경호처' 있었다

[앵커]

윤 전 대통령은 3년 전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기념하겠다며 주민 400명을 초청해 집들이 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2억 5천만원에 달하는 행사 비용을 대통령실이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냈습니다. 감사원이 이게 위법이라고 보고 검찰에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김필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잔디마당에 먹거리 부스가 섰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2년 6월 19일) : 이건 뭘로 만든 거예요? 이렇게 먹기 시작하면 끝도 한도 없는데…]

성악가의 공연도 펼쳐집니다.

2022년 6월 19일 취임 40일을 맞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어린이 등 인근 주민 400명을 초대해 연 '대통령실 집들이' 행사입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2년 6월 19일) : 저와 우리 대통령실 직원들의 용산 입주를 허락해 주시고 또 이렇게 기쁘게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행사를 치르는데 2억5000만원 들었는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그 돈을 LH가 낸 게 확인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국토부는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상우/국토부장관 (2024년 10월 7일) : 집들이 행사 이런 표현이 있긴 있습니다마는 전체적으로 용산공원 시범 개방 행사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용산 공원 개방 행사'의 연장선에 있으니, 공원 사업을 맡은 LH가 비용을 댄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사안을 들여다 본 감사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공원 방문자가 아니라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대통령실 경내에서 행사가 이뤄진 점, 당시 공원 관련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점 등 참여자와 장소, 내용, 목적 등을 종합해볼 때 용산공원과는 무관한 행사라고 했습니다.

감사원은 '위법한 대납'으로 가닥을 잡고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또 LH에 지시가 내려간 경위와 윗선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대통령 집들이 행사 비용을 왜 LH가 낸 건지도 따져보겠습니다. 감사원이 LH와 국토부 관계자들을 조사했더니 이들은 한 목소리로 "대통령 경호처의 지시였다"고 밝힌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당시 경호처장, 김용현 전 장관이 배후에 있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필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돈을 댔던 LH는 감사원 조사에서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당시 LH 담당자들은 보안을 이유로 집들이 행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제됐다"며 "용역 업체도 대통령 경호처가 선정했다"고 진술한 겁니다.

돈을 낸 이유는 국토부가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공문입니다.

행사 열흘 전 국토부가 보냈는데 '용산공원 개방 협조를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적혀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처를 지목했습니다.

국토부가 "집들이 행사는 예산이 없어서 추진하기가 곤란하다"고 하자 경호처 핵심 관계자로부터 "그냥 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감사원에서 진술한 겁니다.

국토부와 소통한 경호처 핵심 관계자는 김용현 경호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당시 보도자료는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이 배포했는데 경호처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통령 집들이 행사를 경호처가 직접 챙긴 정황이 여러 곳에서 드러난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호처가 누구의 지시를 받아 움직였는지 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 대통령실 이전 행사를 경호처가 주관하고 LH는 돈만 (냈다.) 감사원은 꼬리 자르기를 멈추고 직권 남용의 윗선이 누구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감사원은 김용현 전 경호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의뢰를 검토 중입니다.

[영상취재 박재현 신승규 유규열 영상편집 류효정 영상디자인 황수비]

김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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