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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천연 에어컨 '풍혈지'

파인드비 장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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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종의 기후 피난처(refugia)로서의 풍혈지 연구 필요
정선 장열리 풍혈지 여름철 열화상 촬영 사진. 파란부분일수록 온도가 낮은 지점이다. (사진=산림청)

정선 장열리 풍혈지 여름철 열화상 촬영 사진. 파란부분일수록 온도가 낮은 지점이다. (사진=산림청)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에어컨이 켜진 실내를 벋어나기 두렵다. 폭염이 힘든건 숲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숲에도 식물들의 열기를 식혀주는 에어컨이 있다. 바로 '풍혈지(風穴地)'다.

풍혈지는 여름철 외부 기온이 30℃를 넘는 상황에서도 내부 온도가 5∼10℃로 유지되는 독특한 냉각지형으로, 빙혈, 얼음골, 얼음굴, 빙계, 냉천, 광천 등으로도 불린다. 또한, 겨울철에는 주변보다 따뜻한 바람이 뿜어져 나와 상대적으로 주변이 따듯하게 유지된다. 이러한 공간은 극심한 이상고온 시기에 생물들이 피신할 수 있는 생태적 쉼터로 기능하며, 실제로 일부 풍혈지에서는 희귀 및 특산식물, 냉량성 곤충, 지의류, 버섯 등이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최근 국립수목원이 전국 5개 풍혈지를 대상으로 생물상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버섯 26종과 지의류 8종의 신종 및 미기록 후보종을 확인했으며, 일부 지역은 희귀·특산식물 자생지이자 보호지역 외 지역으로도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풍혈지에 대한 보호지역 지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풍혈지에 대한 조사는 일부 지역에 국한된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기후변화 시대에 중요한 생태적 피난처로서의 가능성을 뒷받침할 과학적 연구와 정책적 기반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풍혈지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보전전략에 통합하는 일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의 핵심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풍혈지 내부의 생물 군집 변화는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물학적 지표로 활용가능하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의 진행 정도를 생태학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풍혈지는 국제적으로 추진 중인 '포스트-2020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가 제시한 2030년까지 지구 육상면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핵심 대상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립수목원 신현탁 산림생물보전연구과장은 "풍혈지는 아직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영역이지만,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생태적 희망의 장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풍혈지를 발굴하여, 그 기능과 가치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기후위기 시대의 보전전략에 통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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