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연구 자료를 훔친 중국인 남성이 이탈리아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이탈리아에 이 중국인 남성에 대한 인도를 요청했다.
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수사당국은 지난 3일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중국인 남성 쉬저웨이(33)를 체포했다. 이 남성은 교도소에 구금된 뒤 이날 밀라노 법원에 처음으로 출두했다.
미국 텍사스 남부 지방법원에 제출된 법무부의 기소장에 따르면 쉬씨는 공범들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미국에서 대학, 바이러스학자, 면역학자 등의 백신 연구 자료를 해킹·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AFP) |
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수사당국은 지난 3일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중국인 남성 쉬저웨이(33)를 체포했다. 이 남성은 교도소에 구금된 뒤 이날 밀라노 법원에 처음으로 출두했다.
미국 텍사스 남부 지방법원에 제출된 법무부의 기소장에 따르면 쉬씨는 공범들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미국에서 대학, 바이러스학자, 면역학자 등의 백신 연구 자료를 해킹·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쉬씨를 미국 남부 텍사스 지방법원으로 송환하려고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으로 송환되면 그는 전산 사기, 신원 도용, 해킹 관련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쉬씨의 변호사인 엔리코 지아르다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에서 제기한 해킹 등의 사건과 쉬씨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쉬씨는 자신을 중국 상하이의 한 회사에서 일하는 IT 관리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기소된 혐의의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법무부에 따르면 쉬씨는 중국 정부를 위해 해킹 작업을 수행한 상하이 파워록 네트워크 소속으로 일했다. 쉬씨를 비롯한 ‘하프니움’(Hafnium)으로 알려진 해커들은 대기업과 정부 기관을 주로 해킹했다.
이들 해커는 6만개 이상의 미 기업이 자체 운영하는 사내 서버에 침입해 회사 사서함과 주소록 등 민감한 정보 등을 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서버 대규모 해킹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오랜 기간 외국 스파이를 위해 일한 혐의를 받는 해커들을 추적해 왔지만, 중국 출신 해커를 체포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FBI 휴스턴 지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쉬씨는 FBI가 체포한 중국 정보기관 관련 해커 중 최초로 체포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게시했다.
이에 따라 쉬씨를 체포한 것은 미 수사당국에도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CNN는 평가했다. 다만 범죄인 인도시 미국과 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이탈리아 정부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이탈리아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만큼 갈등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쉬씨의 사례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과거에도 유사한 소문이 여러 차례 돌았고, 중국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며 “중국의 백신 연구·개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절도를 통해 백신을 확보할 필요성도, 의도도 없다”고 주장했다.
전직 국무부 소속 고위 사이버 관리자였던 테디 네메로프는 “쉬씨 체포까지 5년이 걸린 것은 귀중한 미국 기관들을 표적으로 삼는 해커를 추적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며 “이번 체포는 관대한 관할권에서 처벌받지 않고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이버 범죄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