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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분해 간장' 뭐길래…박진선 샘표 대표, 식품산업협회장 단독출마 후 '뜨거운 감자'로

뉴시스 동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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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협회 "정책적 영향력이 간장 분류·기준 설정 과정에 직·간접적 작용할 가능성 우려"
샘표 "식품산업협회가 특정 기업이나 사안 중심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는 점 일관되게 강조"
한국식품산업협회 CI.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식품산업협회 CI.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최근 한국식품산업협회가 비상근 협회장 후보 모집 공고를 내고 '대표 간장기업' 샘표의 박진선 대표가 현재까지 단독 출마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간장 제조 방식을 둘러싼 오랜 쟁점이 재조명 받으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9일 한국식품산업협회에 따르면 이 협회는 오는 15일까지 비상근 협회장 후보자를 모집 중이다.

현재까지 박진선 샘표 대표가 단독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식품산업 전반의 이해 관계를 폭넓게 아우르는 리더십을 세우는 계기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

간장 등 장류를 주력으로 하는 식품기업이 협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관련 제조 방식에 대한 오랜 논의가 다시금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전통 발효와 현대적 공정 기술 사이의 균형, 명칭 사용의 적절성 등을 둘러싼 이 논쟁은 간장 업계를 넘어 식품 산업 전반의 과제로 여겨진다.

간장은 제조 방식에 따라 ▲재래식 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혼합간장 등으로 나뉜다.


재래식 간장은 메주와 천일염을 활용해 자연 발효시키는 방식이며, 조선간장으로도 불린다.

양조간장은 콩에 밀을 섞고 미생물을 투입해 단백질을 분해하는 발효 방식으로 만든다.

최소 6개월 이상 숙성 시간을 거쳐야 맛을 낼 수 있으며 오래 숙성 시킬수록 깊은 맛을 낸다.


산분해간장은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분해하고 탄산수소나트륨 등으로 중화한 뒤 조미료와 색소 등을 첨가해 만드는 방식이다.

감칠맛이 강하고 공정 시간이 짧아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

혼합간장은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을 일정 비율 섞어 만든 제품을 말한다.


국내 간장 시장에서는 산분해간장 및 이를 활용한 혼합간장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주요 제조업체들은 산분해 방식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식품 공정 기술이며 관련 위해 물질도 기준에 따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종=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월 서울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강형석 농업혁신정책실장 주재로 13개 주요 식품기업 임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월 서울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강형석 농업혁신정책실장 주재로 13개 주요 식품기업 임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식품업계 관계자는 "산분해 기술은 마요네즈, 분말수프, 물엿 등 다양한 식품에도 쓰이는 보편적인 제조법"이라며 "산분해간장은 분해율이 높아 감칠맛이 풍부하고 가격·염도 등 측면에서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반면 간장협회 등 전통 장류 중심 단체들은 산분해간장처럼 발효하지 않은 제품을 '간장'으로 분류하는 게 부적절하며 용어 사용부터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진선 대표의 한국식품산업협회장 당선이 샘표를 포함한 혼합간장 제조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간장협회 측은 "샘표나 혼합간장 생산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귀결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박진선 대표가 한국식품산업협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그가 행사할 수 있는 정책적 영향력이 간장 분류 및 기준 설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장협회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간장의 식품 분류에 대한 간장협회의 의견을 요청했고 간장협회는 발효를 거치지 않은 산분해간장 및 혼합간장은 '장류'로 분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공식 제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며 '발효'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한 전통 장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만큼 식품 정책 및 분류 기준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에는 혼합간장 내 산분해간장 함량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이 때문에 산분해간장과 양조간장을 어떤 비율로 섞든 '혼합간장'으로 표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 인식 혼란이나 정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지속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hwa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hwa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간장 관련 논의는 제조 기술의 다양성과 전통의 보존, 소비자 정보 제공 기준 등 다양한 기준과 이해관계가 얽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 업계 전반의 구조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샘표는 '100% 양조간장' 중심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혼합간장 역시 주요 제품군으로 함께 다루고 있는 기업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이 업계를 대표해 정부 부처와의 간담회 등에 참석하며 공식 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다양한 제조방식을 병행해 온 기업이 협회장을 맡게 될 경우에 대한 이해관계 조율과 공정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샘표 측은 "박진선 대표는 회원사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며 협회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와 지원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력 있는 회장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협회가 특정 기업이나 사안을 중심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한국식품산업협회의 공공성과 대표성을 회복하는 방향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1969년 창립된 국내 최대 식품업계 단체로, 현재 약 190여 개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업계는 기능성 식품 광고 자율규제 강화, 수출 인증제도 정비, ESG 규제 대응 등 다양한 현안을 동시에 안고 있어 차기 회장에게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업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평가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특정 기업이나 진영의 이해를 대변하는 대신 식품산업 전반의 과제를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혼란보다는 균형, 갈등보다는 신뢰 회복에 방점이 찍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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