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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만나는 대학찰옥수수…괴산군 “최봉호 교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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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간식으로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충북 괴산군의 대학찰옥수수 출하가 9일 본격화했다. 괴산군 제공

여름철 간식으로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충북 괴산군의 대학찰옥수수 출하가 9일 본격화했다. 괴산군 제공


“좋은 종자를 개발해 주셔서 20여년 주민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는 9일 대학찰옥수수 본격 출하에 앞서, 지난 5월21일 88살을 일기로 별세한 최봉호 전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를 떠올렸다. 고인이 대학찰옥수수 종자를 개발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지금 전국의 도로변·시장 등에서 대학찰옥수수가 팔리지만 원조는 괴산 장연면이다. 괴산에서도 더 시골·오지 마을로 꼽히는 장연에서 나고 자란 고인은 벼·고추 등 전통 작물에만 매달려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향에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는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연구관을 거쳐 충남대, 미국 하와이대, 미주리대 등에서 육종학 등을 익힌 종자 전문가다.



송인헌(앞줄 오른쪽 넷째) 충북 괴산군수 등이 9일 괴산군 장연면에서 대학찰옥수수 본격 출하를 축하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송인헌(앞줄 오른쪽 넷째) 충북 괴산군수 등이 9일 괴산군 장연면에서 대학찰옥수수 본격 출하를 축하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고인은 1991년부터 12년 연구 끝에 석회질 토양에 일교차가 큰 준고랭지 고향 땅·기후에 최적화한 종자를 개발했다. 이 종자가 ‘연농 1호’다. 여느 옥수수에 견줘 당도가 높고, 식감이 쫀득하면서도, 옥수수 껍질이 치아 사이에 끼지 않았다. 장연면 농민이 중심이 돼 ‘연농 1호’를 재배·시판하자 시쳇말로 ‘대박’이 났다. 이에 주민들은 대학교수인 최 교수를 향한 고마움을 담아 ‘대학교수 찰옥수수’라는 별명을 붙였고, 이후 ‘교수’를 떼고 ‘대학찰옥수수’를 상표로 판매했다. 김은영(73) 괴산군 대학찰옥수수 생산자협의회장은 “대학찰옥수수가 생겨났을 무렵부터 농사지었다. 농가소득 향상, 괴산군 홍보 등 대학찰옥수수가 괴산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최 교수님은 괴산에 참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다.



이후 대학찰옥수수는 한국경영인증원에서 웰빙상품으로 인증했고,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 지리적 표시 77호에 등록됐다. 미국으로 건너가 종자 연구·생산에 몰두한 고인은 대학찰옥수수 종자를 한동안 괴산 등 충북에만 한정 판매하게 했다. 지난 2015년 한 종자 업체에 판매권을 넘기면서 대학찰옥수수는 전국으로 번졌다.



최봉호(왼쪽) 전 충남대 교수가 지난해 4월 충북 괴산군을 찾아 송인헌 괴산군수에게 장학금 1천만원을 건넸다. 괴산군 제공

최봉호(왼쪽) 전 충남대 교수가 지난해 4월 충북 괴산군을 찾아 송인헌 괴산군수에게 장학금 1천만원을 건넸다. 괴산군 제공


고인의 고향 사랑은 꾸준히 이어졌다. 그는 지난해 4월 괴산군민장학회에 장학금 1천만원을 건넸으며, 지난 2023년 11월엔 송인헌 괴산군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고인은 “자식 같은 대학찰옥수수를 명품 농산물로 육성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가 지난 5월 별세하자 괴산군은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대학찰옥수수는 여전히 괴산의 주력 상품이다. 괴산군은 그동안 고인을 통해 종자를 받았지만, 그의 별세 이후 미국에 있는 고인의 자녀로부터 종자를 직접 공급받는 통로를 열었다. 괴산은 올해 1539농가가 1149㏊에서 9552t을 수확해 300억원 안팎의 소득을 기대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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