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맨발로 상추 팔던 할머니…유튜버 덕분에 '조기 퇴근' 결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무더위에 시민들이 지쳐가는 가운데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 한 유튜버가 길거리에서 상추를 팔던 할머니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 감동을 주고 있다.

약 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오동지'는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길거리에 맨발로 쪼그려 앉아 상추를 팔고 있는 할머니를 우연히 발견했다. 조그만 박스 위에 맨발로 앉아 있는 할머니의 모습은 무더위 속에서 위태로워 보였다.

폭염 속 길거리에서 상추를 파는 할머니 모습. 유튜브 채널 '오동지'

오동지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어머니, 날씨 더운데 여기서 뭐 하세요?"라고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할머니가 "이거(상추) 내가 심어놓은 건데"라고 답하자 오동지는 "이거 다 해서 얼마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아유, 너무 많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내가 다 사겠다. 집에 얼른 들어가라. 이거 얼마냐?"고 재차 물었다.

바구니에 가득 담긴 상추는 2만원이었다. 그러나 오동지는 "내가 5만원 드리겠다. 빨리 들어가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눈물을 터뜨리면서 "아들이 셋인데 아버지(남편)까지 작년에 돌아가시고 나니까 더 그러는(아들들이 더 찾아오지 않는) 것 같다"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후 오동지는 시원한 미숫가루를 한 잔 사다 준 뒤 할머니한테 줄 현금을 인출하러 갔다. 오동지는 "인천 날씨가 폭염이다. 오늘 폭염 경보 떴다. 한 구독자께서 상춧값 드리라고 20만원 주셔서 그 돈 뽑아왔다"고 말했다. 오동지는 "이거 상추 제가 다 살 테니까 바로 집에 들어가라. 집에 가실 때 고기라도 사고 삼겹살 드셔라"라며 할머니한테 20만원을 건넸다.

할머니가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오동지'

할머니는 "아이고 뭘 이렇게 많이. 어떡해. 할아버지가 안 계시니까 아들이 더 무시하는 것 같고 더 안 온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오동지는 "그만하고 더우니까 빨리 들어가서 시원한 선풍기 바람 쐬면서 맛있는 거 사드셔라"라며 상추가 담긴 봉지를 가져갔다. 할머니는 "집에 들어가겠다. 아이고 예쁘다. 너무 고맙다"면서 오동지와 포옹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제가 다 감사합니다" "진짜 선한 영향력, 응원합니다" "할머니 놀라시는 목소리에 눈물이 쏟아졌다" "가만히만 있어도 괴로운 날씨에 2만원 버시겠다고 밖에 나와계신 걸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오동지 칭찬해" "할머니 눈물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건강하세요" "따뜻한 영상 잘 봤습니다" "구독하고 갑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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