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조만간 주요국을 상대로 '특사 외교'를 가동할 예정이다. 특사들의 최대 미션은 정상회담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실제 주요국과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9일 나온다.
여권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총 14개국에 파견할 특사단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특사 파견은 일종의 외교적 관례다. 새 정부의 외교 정책·방향을 소개하고 관계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올해의 경우 특사단의 어깨가 특히 무겁다.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국정 공백 속에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빠른 외교 능력 회복을 위해 주요국과의 정상회담 성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4강국'인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중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며 북한과 밀착한 러시아를 제외한 3국에 파견되는 특사들은 정상회담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상대국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특사로 확정, 거론되는 인사들이 중량감 있는 베테랑이라는 점도 이 대통령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미국 특사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본 특사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특사에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정상회담 일정 확정은 어려울 듯…'적극 외교' 부각해야
다만 외교가에선 특사단이 가동되더라도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는 등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특사단 파견은 이재명 정부의 '적극 외교' 메시지를 부각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관측이다.
관례적으로 첫 정상회담 상대인 미국과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한미는 관세 협상에서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면 유의미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자칫 한미 간 '불협화음'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빠른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이른바 '7말 8초'(7월 말 8월 초)로 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관세 협상 난항으로 정상회담 일정 논의도 수월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한국은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라며 한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사정이 복잡하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차례 만나 한일관계 강화에 합의했으나, 이시바 총리가 퇴진 위기에 놓이며 관계의 추동력을 다소 상실한 모습이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2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연립여당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이 30% 초반에 머물러 있어 선거 전망이 밝지 않다.
중국은 중국의 사정이 급하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중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지만, 중국은 오는 9월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에 이 대통령의 참석을 희망한다면서 한국을 시험대에 올렸다. 전승절 때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고 동북아에서의 패권을 과시하기 위한 무기체계를 선전하는 열병식이 전승절에 열리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상당한 전략적 고민과 선택이 필요한 제스처다.
또 중국은 오는 10월 말에 개최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정상회담 전 중국 정상을 만나는 것에 외교적 부담이 있기 때문에 상호 간에 구체적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tig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