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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진영 "'미지의 서울',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만들어줘"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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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올해 배우 박진영은 유독 다채로웠다. 영화 '하이파이브'에서 낯선 악역의 얼굴을 보여준 데 이어, 드라마 '마녀', 그리고 '미지의 서울'까지. 각기 결이 다른 캐릭터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였다. 특히 '미지의 서울' 속 박진영은 한층 더 깊었다. 작품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이호수라는 인물을 통해 현실적으로, 그러나 뭉클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애착이 큰 작품이 큰 사랑을 받고 끝나 기뻐요. 만들 때도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던 작품이라 좋아했는데 그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도) 공감해 주셨다니. 우리가 느낀 걸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구나 싶어서 좋더라고요."

'미지의 서울'은 얼굴만 닮았을 뿐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서로의 인생을 맞바꾸며 진짜 사랑과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군대에서 '미지의 서울'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연등 시간이라고 군인들은 오후 10시부터 취침을 하는데 따로 신청하면 밤 12시까지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주거든요. 저는 그 시간에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미지의 서울' 속 '지금 그대로여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어요. '그래, 괜찮아. 그래도 돼'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앞서 언급한 대로 '미지의 서울'은 박진영이 제대 후, 첫 복귀작이었다. 오랜만에 촬영 현장을 찾은 그는 "심장이 입밖으로 나올 정도"였다며, 긴장과 설렘 속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로사(원미경 분) 선생님과 냉장고를 찾아다니는 장면이 제 첫 촬영이었어요. 선생님께서 정말 잘 챙겨주셨고 따뜻하게 임해주셔서 편안하게 따를 수 있었습니다. 또 첫 회차에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는데 정말 편안하고 좋은 거예요. '이대로 따르면 되겠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지고 첫 촬영이었던 만큼, 부담이 컸는데 주변 도움으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극 중 박진영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이자, 쌍둥이 자매 미지와 미래의 고교 동창 이호수 역을 맡았다. 겉보기엔 백조 같은 사람이지만, 사실 그 이면엔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평범'을 유지하기 위해 물속에서 미친 듯이 발버둥치는 내면이 있다. 박진영은 '이호수'를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인물로 만들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완성했다.

"'호수'와 '미지'가 대화하는 신을 보고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호수'가 '미지'에게 '누구나 숨기고 싶은 일이 있지 않냐'고 말하는 대사를 듣고 정말 공감이 가더라고요. 그와 동시에 '호수'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사라고 생각했어요. '호수'는 누군가의 아픔을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친구구나. 그걸 숨겨 줄 수 있는 친구구나 싶었죠."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은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표현력을 상대 배우 덕으로 돌렸다. 그는 '미지'와 '미래'를 연기한 박보영을 언급, 그가 두 인물을 섬세히 표현했기 때문에 그에 맞게 감정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영 선배가 주신 호흡이 다 달랐기 때문에 이걸 따라 반응만 해도 다르구나 싶더라고요. '미지'와 '미래'가 달랐고, '미지'인 척하는 '미래', '미래'인 척하는 '미지'까지. 모두 다른 호흡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진영은 이호수가 처한 복잡한 내면과 관계를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었던 데엔 선배 배우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컸다고 털어놨다.

"임철수 선배님께는 정말 큰 걸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저를 믿어주시는 것 같았어요. 불안해하는 제게 '네가 호수다. 네가 하는 대로 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셨고 토닥여주셨어요. '호수'는 '충구'를 존경하지만 신념이 달라 어려운 관계인데, 그 관계성을 믿고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김선영 선배님과의 연기는 정말 특별했습니다. 11부 대본을 보고 엄청나게 울었고, 촬영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부담이 너무 큰 거예요. 모두가 기대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서도 두세 테이크를 가도 감정이 안 나오더라고요. '호수'처럼 땅굴을 파고 있었는데, 그때 김선영 선배님께서 '진영아 괜찮아, 내가 다 줄 테니 느끼기만 해'라고 해주셨어요. 근데 그 상황이 그 장면 자체더라고요. 선배님의 말을 듣고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바로 OK를 받았죠."

그는 작품 속 이호수의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농담을 던졌다.

"저는 이호수 연애 스타일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겠다 싶고요. 보통 반지를 줄 때면 끼워주지 않나요? 그런데 '껴 봐'라니. 드라마도 안 봤나 싶었어요. 하하."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은 인터뷰 내내 특유의 쾌활함을 잃지 않았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작품 속 이호수의 허당스러운 연애 방식을 농담 삼아 이야기했지만, 곧 이 작품이 자신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지 진지하게 털어놓았다.

"'미지의 서울'은 상대를 알고 싶어지게 만들어준 작품이에요. 이 글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호수'는 청력에 핸디캡이 있지만 누구보다 타인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인물이었어요. 신체적으로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호수에게 끌렸고 실제 저에게도 상대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힘을 주었어요."

올해 박진영은 '하이파이브'부터 '마녀', '미지의 서울'까지 연이어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시해왔던 그는, 연기에 임하는 태도만큼은 늘 같았다고 강조했다.

"제가 자부할 수 있는 건 매 작품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에요. 실력적으로 소속사 선배님들에게 미치지 못하더라도,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요. 그동안 똑같이 노력해왔는데 많은 분이 봐주신 타이밍인 것 같고, 한편으로는 그 사이 조금 더 성장했나 싶어요. 저도 모르게 조금 성장했고 그 타이밍을 봐주시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그는 다음 작품으로 정통 멜로극 '샤이닝'을 준비 중이다. 한층 더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예고하며, 또 다른 모습으로 대중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

"차기작은 '샤이닝'이라는 정통 멜로극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맡은 캐릭터들은 힘든 사랑을 해왔어요. 드라마 말미에 이르러서야 서로의 마음을 알아채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첫 회부터 마음을 알게 됩니다. 하하. 이번 작품도 잘 해내고 싶고요. 이후로는 다양한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주경제=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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