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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형 인재 양성 … 민족고대 넘어 인류공헌 대학될 것"

매일경제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이수민 기자(lee.sumin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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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8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총장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개교 120주년을 맞아 '인류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승환 기자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8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총장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개교 120주년을 맞아 '인류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승환 기자


'공선사후(公先私後)'.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 1층 총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검은 붓글씨로 쓰인 액자 하나가 시선을 붙든다. '공익을 앞세우고 사익을 뒤로하라'는 뜻의 이 글귀에는 고려대를 세운 인촌 김성수 선생의 신념이자 고려대가 지켜온 핵심 가치가 담겨 있다.

8일 오후 고려대 캠퍼스에서 만난 김동원 총장은 "고려대만의 DNA는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에 헌신하는 '이타주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올해 개교 120주년을 맞은 고려대는 '인류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대적 혁신에 나섰다. 우선 7000억원 규모의 기념사업을 통해 교육·연구 환경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김 총장은 "연구 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고려대를 인류에 공헌하는 세계 지식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2023년 2월 제21대 총장에 취임해 현재 임기 절반을 달려온 김 총장에게 고려대의 과거와 현재를 들어봤다.

―총장 취임 후 '강한 고려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임기 전반부가 퀀텀 점프를 준비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도약을 추진할 때다. 인문관·자연계 중앙광장·연구동 신축, 학생회관 리모델링 등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교육·연구 환경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고등고시 실적, 연구 성과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대학 재정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연구 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연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연구중점교수'를 따로 뽑아 젊고 역량 있는 연구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교수진 구성을 보면 보통 정교수 60~80%, 부교수 10%, 조교수 10% 등인데, 활발하게 연구할 젊은 연구자 수를 늘려야 한다. 우수한 연구중점교수는 조교수로 임용할 것이다. 교수 연구 평가도 양보다 질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논문 피인용지수(FWCI)를 교수 채용, 진급 등 인센티브에 적용할 것이다. 실험실이나 연구실 등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연구 성과 등을 보면 고려대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개교 120주년을 맞아 '넥스트 인텔리전스(Next Intelligence)'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어떤 의미인가.

▷인공지능(AI)과 인간 지성(Human Intelligence·HI)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넥스트 인텔리전스'다. AI 시대일수록 윤리와 철학을 기반으로 한 인문학적 판단력이 중요해진다. 인문학을 경시하면 디스토피아가 올 것이다. AI와 HI가 균형 있게 발전해야 인류가 기술 발전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모든 학생에게 AI, 빅데이터, 바이오 교과목을 필수로 수강하도록 하는 한편, 인문관을 신축하고 인문학 분야 교수진을 확충한 이유다.

―글로벌 연구자들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고려대는 전 세계 연구자들과 함께 AI, 보건, 교육 등 전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K클럽 월드 콘퍼런스'라는 국제 공동연구 플랫폼을 만들었다. K클럽에는 현재 63개국 150여 명의 연구자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90여 명의 해외 교수가 모였다.

―한국 대학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립대학에는 등록금 자율권을 줘야 한다. 고려대와 글로벌 랭킹이 유사한 미국 대학은 등록금에서 12배 차이가 난다. 현재 한국 대학 등록금은 영어유치원, 심지어 강아지 유치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교육과 연구는 불가능하다. 또 대대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미국 대학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이다. 한국 대학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정부가 규제를 풀고 지원을 늘려야 한다.


입시도 문제다. 대학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다른데 지금은 정부가 수학능력시험(수능) 등을 통해 일괄적으로 뽑으라고 강요하는 식이다. 모든 과목을 잘해야 통과할 수 있는 현재 구조로는 아인슈타인, 뉴턴도 소위 '스카이' 대학에 입학하기 힘들다. 수능은 자격고사화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인재를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

―미래 대학은 어떤 모습일까.

▷인구 감소나 감염병 같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는 너무 거대해서 한 대학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전 세계 여러 대학이 연결된 거대한 지식 네트워크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 이것이 대학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또 학문 간 경계가 사라지고 문제 해결 중심 체제로 재편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때처럼 의학·정치학·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이 모여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으로 본다.

―남은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과제는.

▷좋아하는 사자성어가 '춘화추실(春華秋實)'이다. 지난 2년은 열매를 맺기 전에 꽃을 피우면서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실제 열매를 맺는 시간이다. 하고 싶은 것이 아직 많다. 교육 부문에서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 비율을 각각 20%, 30%까지 늘리고, 창업 부문에서는 유니콘 기업 20개, 학생·교원 창업기업 500개 이상을 육성한다는 목표도 있다.

김동원 총장

△1960년 경북 안동 출생 △1982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91년 미국 위스콘신대(매디슨) 노사관계학 석사 △1993년 미국 위스콘신대 노사관계학 박사 △1996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영대 교수 △1997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2013~2015년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 △2014~2016년 고려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 △2023년~ 고려대 제21대 총장

[유주연 기자 /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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