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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파리 떼 다닥다닥… “수상해 신고했더니 고독사”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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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파리가 다수 붙어있는 모습. /X

창문에 파리가 다수 붙어있는 모습. /X


일본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이 이웃집 창문에 파리가 대량으로 붙어있던 점을 의심해 고독사를 발견한 사연을 공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X 이용자 A씨는 지난 5일 “길 가다 우연히 위를 올려다 봤는데 어떤 맨션 창문에 파리가 대량으로 붙어있는 걸 발견했다”며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검색해보니 고독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너무 무섭다”고 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을 보면, 실제로 창문에 파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커튼은 오랜 기간 세탁되지 않은 듯 얼룩진 상태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출동 결과 실제로 내부에서 고독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A씨는 “역시 고독사였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 글은 올라온 지 사흘도 지나지 않아 600만회 이상 조회되고, 캡처돼 온라인에 다수 공유될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좋은 일 하셨다. 작은 용기로 고인도 더 편하게 가실 수 있었을 거다” “신고 잘 하셨다” “상황이 그렇긴 하지만, 이제라도 발견됐으니 돌아가신 분께 좋은 일 하신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후 A씨는 후속 글을 통해 “젊은 사람, 중년,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것 같다”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고 없는 타국에서 살고 있어 먼 훗날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미래의 일이지만,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봐야겠다”고 했다.


◇ 日 특수 청소 전문 업체 “창문에 파리 대량으로 붙어 있다면 고독사 의심”

실제로 파리는 고독사 현장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특수 청소 전문 업체 ‘오소우지야상’은 작년 5월 칼럼을 통해 고독사와 파리의 연관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업체는 “고독사 현장에 들어갈 때 밖에서 파리의 크기와 수를 보고 실내 상태를 예측하는데, 파리가 대량으로 붙어 있다면 거의 틀림없는 사망이라고 봐야 한다”며 “특수 청소 담당자는 창문 오염 상태를 보면 사망 경과 시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 내부에 방치된 쓰레기 정도로 파리가 대량으로 생겨 창문에 달라붙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일본 청소 업체가 공개한 고독사 추정 현장의 창문 모습. 마찬가지로 창문에 파리가 대량 붙어 있다. /오소우지야상

일본 청소 업체가 공개한 고독사 추정 현장의 창문 모습. 마찬가지로 창문에 파리가 대량 붙어 있다. /오소우지야상


업체에 따르면, 파리는 시신이 부패되면서 악취가 나는 순간부터 몰린다. 집이 진공 상태가 아닌 이상 환풍구·에어컨·배수관 등 각종 틈을 타고 들어온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이후 시신에 알을 낳고, 부화해 유충이 되고, 이 유충이 성충이 돼 다시 알을 낳는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대량으로 번식하게 된다고 한다. 업체는 “시신에서 발생하는 강한 악취는 파리에게는 ‘진수성찬’과 같아 50㎞ 밖에서도 냄새를 맡고 날아온다는 말도 있다”며 “특히 여름엔 부패도 빨리 진행되고, 파리의 알도 하루 만에 부화한다”고 했다.


파리뿐만 아니라 아파트 복도 등 건물 공용부에서 발견되는 구더기도 고독사의 흔적이라고 한다. 업체는 “평소 생활 중 구더기를 볼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구더기를 발견했다면 사람의 죽음과 관련된 이상 상황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한편 일본 내각부는 홀로 집에서 숨졌는데 사후 8일 이상 지난 뒤 발견된 사망 건을 ‘고립사’로 분류하고, 지난 4월 처음으로 고독사 통계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일본의 작년 고립사는 2만1856명인 것으로 추계됐다. 2023년 3661명으로 조사된 한국 고독사 통계의 거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보다 높은 노인 인구 비중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시점을 보면 사후 1년 이상을 지난 경우도 253명에 달했고, 한 달 이상은 6945명이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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