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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들, 낯선 신맛에 맛들였나... 참새·까치 '러브버그 천적'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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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러브버그 먹는 새들' 목격담 확산
"외래종 유입 시 먹이 인식까지 시간 걸린다"


더위에 지친 참새들이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더위에 지친 참새들이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여름철 수도권 일대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급증하면서 시민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참새, 까치 등 국내 대표적 텃새들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자연적인 개체수 조절 작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참새, 까치 등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오늘 아침 국회에서 참새가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광경을 목격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러브버그가 많았는데 까치 몇 마리가 무료급식소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도 최근 모니터링을 통해 일부 조류와 곤충이 러브버그를 포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뉴스1

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뉴스1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종인 데다가 산성 체액(pH 4~6)을 가지고 있어 새, 개구리 등 곤충 포식자가 기피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러브버그가 창궐하면서 참새, 까치 등이 이들을 먹이로 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천적 관계 형성이 러브버그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외래종에 대한 우리 생태계의 적응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원은 지난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해외에서 새로운 생물이 유입되면 생태계 내 기존 생물들이 이를 먹이로 인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천적이 없어 개체수가 폭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절된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의 높은 번식력 때문에 천적 시스템만으로는 방제 작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맞춰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성충은 참새와 까치 같은 천적이 담당하고, 유충은 곰팡이를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러브버그 천적들의 활약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박 연구원은 "러브버그는 장마가 사그라질 때쯤 개체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며 "올해는 7월 중순경이면 대부분의 개체가 사라질 걸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김민기 인턴 기자 alsrl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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