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키운다고 성장 호르몬 투약...54억 원 상당 불법 유통

[앵커]
성장호르몬 제제 등 전문의약품을 불법으로 판매한 도매상이 적발됐습니다.

의사 처방 없는 전문의약품 투약은 부작용 위험이 큰 데도 보디빌딩 선수들이 근육을 단련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문의약품 도매상 창고에 약 상자가 가득합니다.

성장호르몬 제제부터 중추신경 흥분제인 에페드린, 이뇨제 등입니다.

도매상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5년 가까이 전문의약품 판매 자격이 없는 유통업체에 약을 넘겼습니다.

최종 소비자는 보디빌딩 선수들이었습니다.

이른바 '근육 키우기'에 사용된 겁니다.

식약처는 해당 도매상이 전문 의약품 17만 개, 54억 원 상당을 불법 유통한 혐의를 포착했습니다.

약을 수출했다고 당국을 속인 뒤 빼돌린 것으로 의심합니다.

[조지훈 /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위해사범조사팀장 : 이게 어디에 쓰는 약이죠? (몰라요. 그때 수출 요청해서 제가 했는데) 어디 쓰는지 모르세요? (네.) 전문의약품인데 뭐에 쓰는지 모르고….]

보디빌딩 선수들은 의사 처방도 없이 성장호르몬 제제를 기본으로 전문의약품을 여러 조합으로 섞어가며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문의는 부작용을 경고합니다.

[임중섭 / 원자력병원 소아청소년과장 : (성장호르몬 제제를 성인이 투약하면) 종양이 빨리 커져요. 너무 과량 사용하게 되면 거인증 있죠? 말단비대증, 그게 생길 수 있죠.]

식약처는 도매상 대표와 직원 등 3명을 검찰에 넘기고 범죄 수익 1억8천만 원 상당을 압수했습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YTN 김종호 (ho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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