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원고 유현수가 8일 청룡기 8강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강우석 기자 |
‘연장 불패’다. 청룡기 정상에만 6번 오른 대구상원고가 4강 고지를 밟으며 지역 명문의 자존심을 지켰다. 대구상원고는 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청룡기’) 8강 경기에서 10회 연장 끝에 인천고를 4대3으로 잡았다.
대구상원고는 이번 대회 1회전 한 경기만 빼고 모두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집념의 팀. 정규이닝 안에 끝난 유일한 경기인 1회전(제주고)도 1점 차로 간신히 잡았을 정도로 모든 경기가 접전이었다. 기온이 30도 후반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심할 법도 하지만, 결국은 경기를 따낸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회부터 대구상원고 유격수 남태웅이 인천고 에이스 이태양을 상대로 적시타를 뽑아내며 앞서나갔지만, 후속 투수 왼손 에이스 박준성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며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이후 6회 폭투로 1점을 내주며 승부는 원점이 됐고, 결국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0회 초 인천고가 승부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며 1-3으로 앞서갔지만, 김민재가 1타점 적시타를, 김명규가 끝내기 2타점 안타를 적중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대구상원고 두 번째 투수로 나선 3학년 유현수가 빛났다. 8과 3분의 1이닝을 3자책(1실점)으로 막아냈다. 탈삼진은 11개를 곁들였다. 한계투구수 105구를 전부 채운 역투였다. 에이스 김세은이 전 경기 투구로 출전하지 못한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상대 인천고가 자랑하는 명품 선발 트리오 이태양-박준성-이서준이 이날 모두 등판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은 건 유현수였다. 그는 “이렇게까지 잘 던질 줄은 몰랐다”면서도 “가장 자신있는 직구뿐 아니라 최근 연습한 슬라이더가 오늘 정말 잘 들어갔다. 어떻게든 끝까지 가서 친구들과 마음껏 환호하고 싶다”고 했다.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은 “날씨가 많이 더운데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잘 버텨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며 “솔직히 우리 아이들이 실력이 특출난 선수들이 많은 건 아니다. 그래도 팀 적으로 야구하는 걸 1학년 3학년할 것 없이 모두 깨달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집중력이나 응집력도 좋아져 연장 승부도 곧잘 잡아내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승관 감독은 “여기까지 온 이상 우승해야하지 않겠나”라며 “(4강 상대인) 부산고와 서울고 모두 강팀이지만, 충분히 해 볼만하다”라고 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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