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엔블로', 체중 감소 관계없이 '렙틴' 낮춰…“지방 세포 기능 개선 가능성 확인”

류영상 조선대학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맨 오른쪽)가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5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참관객에게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5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 참가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대사 개선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박철연 강북삼성병원 교수팀이 앞서 발표한 초록의 이차 분석 결과다. 기존에 진행한 엔블로 임상 3상 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동일 계열 약물인 다파글리플로진과 효과를 비교했다.

엔블로의 대사 기능 개선 가능성은 이전 연구에서도 관찰됐다.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공개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 엔블로가 혈당 강하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다파글리플로진과 비교했을 때 체중 변화와 무관하게 일종의 식욕 억제 단백질인 렙틴 수치를 낮추는 효과까지 확인했다.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총 426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디포카인 일종인 아디포넥틴과 렙틴 변화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비만 등 대사 질환 환자는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아디포넥틴 수치는 낮고 렙틴 수치는 높게 나타난다.

연구결과 엔블로는 주요 대사 지표 전반에 개선 효과를 보였다. 식욕 조절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렙틴 수치는 체중 감소 여부와 관계없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렙틴 수치는 다파글리플로진에 비해 더 많이 감소했고,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주로 쓰이는 SGLT-2 억제제 중 체중 변화와 무관하게 렙틴 수치 개선을 입증한 첫 임상 결과라고 대웅제약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체중 감소 폭 3% 미만으로 변화가 크지 않은 환자군에서도 엔블로가 렙틴 수치를 낮춘 점에 주목했다. 보통 렙틴 수치는 체중 감소와 연관해 줄어든다. 엔블로가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지방 세포 기능 자체를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밖에 공복 혈당, 인슐린 저항성 지표, 공복 인슐린 수치, 요당-크레아티닌 배설 비율 등 지표에서도 엔블로가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 류영상 조선대학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엔블로가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지방세포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고, 대사질환 전반에 걸친 치료 확장 가능성도 보여준다”면서 “다만 렙틴 감소가 어떤 생리적 경로를 통해 나타나는지는 명확하지 않아 작용 기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형철 대웅제약 ETC마케팅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엔블로가 기존 SGLT-2 억제제와는 차별화된 대사 기전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 지방 세포 기능 이상이나 대사 불균형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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