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각)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러시아 교통부 장관의 시신이 발견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지역 현장의 모습. 타스 연합뉴스 |
7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갑작스럽게 해임된 로만 스타로보이트(53) 러시아 교통장관이 해임 당일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의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로만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총상을 입은 채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차량 2018년형 테슬라 모델 엑스(X)가 발견된 곳은 러시아 모스코바 외곽도시 오딘초보다. 연방수사위원회는 현재 사인을 조사 중이지만 주요 원인은 자살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 시신 주변에 있던 총기는 그가 러시아 쿠르스크주 주지사 시절인 2023년 공로를 인정 받아 내무부에서 수여 받은 글록 권총이었다고 보도했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숨졌다는 수사위원회 발표가 나오기에 앞서 이날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을 해임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2018∼2024년 약 6년간 쿠르스크 주지사를 지낸 그는 2024년 5월 교통장관으로 임명됐지만 1년여만에 경질된 것이다. 이날 오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그의 해임 경위를 묻는 질문에 “신뢰 상실의 (문제가) 있었다면, 그런 이유를 밝혔을 테지만 대통령령에 그런 말은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안드레이 니키틴 교통차관을 교통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사망 시점은 불분명하다. 러시아 포브스지는 그의 해임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5일 이미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코메르산트 신문은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자신의 해임이 예정된 걸 미리 알고 있었고, 이날 아침 해임령이 발표된 뒤 교통부에서 몇몇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금고에서 무기를 챙겨 나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죽음을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쿠르스크 주지사 시절 그가 승인했던 개발 계약과 관련된 횡령 범죄와 관련 짓기도 했다. 그가 지난해 5월 교통부 장관직으로 이동한 뒤, 쿠르스크 지역 방어 시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2022년 당시 190억루블(약 3800억원)의 연방 예산이 투입됐던 방어 요새 건설 공사가 완료된 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은 두 개의 방어선이 구축됐다며 “어떤 침략도 격퇴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교통부 장관이 된 뒤 3개월이 지난 2024년 8월, 우크라이나는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 공격에 성공해 쿠르스크 지역 일부를 점령했다. 이후 방어 시설 건설에 연루된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고,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 후임으로 주지사가 된 알렉세이 스미르노프는 지난 4월 이 시설 예산 횡령 혐의로 붙잡혀 현재 기소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이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 한 매체는 스미르노프가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고도 보도했다.
한편,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군의 대규모 드론 공격 위협으로 러시아 전역의 항공편이 마비됐던 문제가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의 해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도 나온다. 7일 기준 러시아에서만 5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고, 1500편 이상이 지연되면서 ‘교통 대혼란’이 발생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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