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하게 뼈만 남았다”…폭염에 쉴 곳도 없는데 가로수 ‘싹뚝’

[전북환경운동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 기간에 과도하게 이뤄진 가로수 가지치기를 향한 환경단체의 비판이 나왔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7일 성명에서 “전주시는 폭염과 열대야 속 가로수 가지치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일 태풍 대비를 이유로 전주천변 여울로에 심어진 회화나무 70그루를 강전지 방식으로 가지치기했다.

강전지는 나무의 가지를 최대한 바짝 잘라내 소위 ‘닭발 가로수’로 논란이 된 수목 관리 방식이다.

환경연합은 “여울로 회화나무는 수형과 생육이 안정적이어서 폭염 속 시민들에게 그늘과 생태적 안정감을 제공해왔다”며 “때 이른 불볕더위와 열대야에 이러한 방식의 가지치기가 옳은 일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특정 수목이 (태풍 등으로) 쓰러질 위험이 있다면 해당 가로수에 대해서만 선택적 가지치기 방식으로 조처했으면 될 일”이라며 “한쪽에서는 정원을 가꾸고 나무를 심는다면서 다른 한쪽에선 강전지로 살풍경을 만드는 건 도시의 기후 회복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모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전주시는 민선 8기 들어 한옥마을 인근 오목대숲과 덕진공원, 전주천 등에 심어진 나무를 잇달아 베어 내 환경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로수가 쓰러질 염려가 큰 곳”이라며 “지난달 말 집중호우 때는 가로수 2그루가 쓰러지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울로 쪽 가로수에 대한 가지치기가 오랜 기간 이뤄지지 않아 시민 안전을 위해 강전지 방식으로 관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