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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항 직원들, 초과 수하물 발견하면 보너스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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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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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이메일에 따르면, 영국 공항 직원들이 저가항공사 ‘이지젯(easyJet)’ 승객의 초과 수하물을 적발할 때마다 현금 상여 수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항 탑승 게이트를 운영하는 ‘스위스포트’사 소속 직원들은 “탑승 게이트에서 수하물을 압수할 경우 건당 1.2파운드(세금공제 뒤 1파운드)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이메일은 버밍엄, 글래스고, 저지, 뉴캐슬 공항 등 7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상여금은 “올바른 행동을 하는 직원들을 위한 보상”이며, “이지젯 게이트 수하물 수익 인센티브’ 제도의 일환”이라고 이 이메일은 설명했다. 또 목표량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에게는 “내부 추적 시스템을 통해 추가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만 사용되고, 불이익을 주는 용도로는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11월 발송된 이 직원용 이메일의 존재는 현지 언론 저지 이브닝 포스트가 최초 보도하며 알려졌다. 이 정책은 지금도 시행중이라고 한다.



또다른 공항 지상 조업 업체인 ‘디에이치엘 서플라이 체인(DHL Supply chain)’ 소속 직원들도 개트윅, 브리스톨, 맨체스터 공항에서 이지젯 승객의 규정 위반 수하물을 적발할 경우 추가 수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명목상 소정의 금액”을 건당 받는다고 선데이타임스가 보도했다.



스위스포트 지상직 직원의 시급은 약 12파운드(우리돈 2만2000원)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전직 스위스포트 직원은 “우리는 초과수하물을 단속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초과수하물을 적발하는 건 무임승차자 적발과 비슷하다. 욕을 먹거나, 더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 ‘항공권보다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수하물을 위탁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해 보라”고 토로했다.



기내 반입 휴대 수하물 규정은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1인당 1개(10㎏ 이하)의 크기가 작은 짐을 무료로 허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내 반입 휴대 수하물 규정은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1인당 1개(10㎏ 이하)의 크기가 작은 짐을 무료로 허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지젯은 승객들에게 좌석 밑에 둘 수 있는 작은 짐만 무료로 반입을 허용한다. 보다 큰 가방은 최소 5.99파운드부터 시작하는 추가 요금(편도 기준)을 치르고 머리 위 기내선반(오버헤드라커)에 넣어야 한다. 만약 탑승 게이트에서 기내 반입 가능 수하물 규격을 초과한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가방은 위탁 수하물로 전환되며 48파운드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이지젯 쪽은 “공항마다 각기 다른 지상 조업 업체가 있으며, 직원 보상은 업체가 독자적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기내 반입 휴대 수하물 규정은 항공사마다 또 노선별로도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1인당 1개(대개 10㎏ 이하)의 크기가 작은 짐을 무료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저가항공사(LCC)의 경우 반입 휴대 수하물의 크기·갯수 제한을 보다 엄격하게 해 두고 초과 수하물에 추가 요금을 물리는 곳이 많다.



가디언은 “직원들이 수하물 적발시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은 승객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으며, 기내반입 휴대수하물에 부과하는 요금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유럽연합 의회 교통관광위원회는 승객들이 최대 7㎏의 추가 휴대수하물을 무료로 반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안건을 채택하자는 데 찬성했다. 아직 전체 의회 표결을 남겨두고 있으며, 회원국 55% 이상이 동의하면 채택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승객들은 가로·세로·높이 등 세 변의 합이 최대 100㎝인 기내용 가방 하나와 핸드백·노트북가방 같은 소지품 가방 하나를 추가 요금 없이 기내에 반입할 수 있게 된다. 유럽 쪽 항공사들뿐 아니라, 유럽연합 회원국 모든 노선 항공편에 적용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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