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11일째 폭염특보가 발령 중인 가운데 열기를 못 이긴 아스팔트 도로가 파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최근 녹아내린 듯한 모양으로 파손된 울산 북구의 한 도로 아스팔트. 연합뉴스 |
7일 서울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지난달 30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 일주일 만으로, 지난해보다 18일이나 빠르다.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 못지않은 여름 폭염이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전역과 경기도(광명, 과천, 안산, 시흥 등)와 강원도(원주, 홍천평지, 춘천, 영원), 충청북도(보은, 제천, 진천 등), 충청남도(천안, 청양, 예산 등), 전라남도(해남), 경상북도(영주) 등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상향했다. 경기 김포와 강원 평창평지, 인천 강화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백두대간 동쪽과 서해 해안, 제주 산지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우리나라 전체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것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발표되며, 폭염경보 기준은 이보다 높은 35도다.
올해 7월7일 오후 2시 기준 폭염특보 발효 현황. |
폭염으로 최대전력 수요도 치솟았다. 이날 오후 4시35분 기준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의 국내 전력시장 최대전력은 92기가와트(GW)로, 통상 한여름인 7월말에서 8월초 사이에 나타나는 90GW 수준을 넘겼다. 역대 여름 최대전력 수요는 지난해 8월20일에 기록한 97.1GW다.
폭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덥고 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데다, 동풍으로 인해 8일부터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높아져 무더울 것”이라고 밝혔다. 바람이 산을 넘어갈 때 온도가 올라가는 ‘푄현상’ 때문에 ‘더운 지역’이 백두대간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은 8~9일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 경우 7월 상순 기준 역대 가장 높은 기온 기록이 나올 수 있다. 1939년 7월9일의 36.8도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7월7일 오후 2시 기준 폭염특보 발효 현황. |
올여름 더위가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에 못지않을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장마가 일찍 끝나거나 장마철인데도 비가 오지 않는 ‘마른장마’의 영향으로 폭염이 일찍 시작해, 길게 갈 수도 있어서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지구환경학과)는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많이 올라와 있고 티베트고기압도 예상 이상으로 북쪽으로 발달해 있어, ‘역대급 더위’였던 2018년과 유사하다. 지난해 못지않은 매우 무더운 날씨가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더위를 누그러뜨릴 ‘2차 장마’가 뒤늦게 찾아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 2014년과 2021년의 경우, 이번처럼 7월 초중순께 장마가 끝났지만, 8월 중순 다시 시작된 비로 뒤늦게 물난리가 나기도 했다. 한반도에선 짧게 나타났던 2차 장마가 점차 길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장은철 공주대 교수(대기과학과)는 “당분간은 지금 같은 ‘마른장마’가 유지되지만, 기상학적으로 2주가 넘어가는 예측은 의미가 없기에 올여름 장마가 아예 없다고 할 순 없다. 2014년이나 2021년처럼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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