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 발단은 ‘첫목회’ 이재영·박은식 혁신위원 불발…송언석 거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한 안철수 의원이 최근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 박은식 전 비상대책위원의 혁신위 합류를 요청했지만 송언석 비상대책위원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안 의원과 국민의힘 쪽 말을 종합하면, 안 의원은 지난 2일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뒤 이 위원장과 박 전 비대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혁신위 합류를 요청했다고 한다. 수도권 낙선자들이 주축이 되는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소속인 이 위원장과 호남 출신인 박 전 위원은 당의 개혁 필요성을 주장해온 원외 인사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반대로 이들의 혁신위 합류는 결국 불발됐다. 비대위는 7일 오전 최형두 의원, 호준석 당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으로 이뤄진 혁신위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안 의원 쪽 관계자는 “안 의원은 두 인사의 합류를 원했지만, 결국 비대위의 반대로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비대위 관계자는 “안 의원과 합의가 이뤄진 인선만 안 의원 쪽에서 받아서 발표한 인선”이라며 “합의된 인선만 우선 발표하려고 1명을 제외하고 발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재영 위원장도 ‘송언석 비대위’가 자신을 배제했다며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대위가 안철수 혁신위에서 첫목회 소속인 저와 박은식 위원장을 콕 집어서 빼냈다”며 “비대위가 저희만 쏙 뺀 의도는 명백하다. 그동안 첫목회가 당을 향해 개혁과 쇄신을 촉구하는 등 가장 강하게 당을 비판해 왔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당은 이번 혁신위를 통해 당을 혁신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지금 당은 ‘알량한 자리’들을 지키느라 혁신은 안중에도 없는, 그저 혁신 호소인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윤 중진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 역사에 죄를 짓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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