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작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관측 데이터 전 세계 공개한다

1차 관측 6000여컷 '칼텍 아카이브'에 공개

스피어엑스의 최초 공개 데이터로 만든 돛자리 분자운 능선(Vela Molecular Ridge)의 이미지. 오른쪽의 노란색 밝은 영역은 별빛에 의해 적외선 파장에서 밝게 빛나는 성간 가스와 먼지의 구름인 RCW 36. 스피어엑스가 관측한 영상을 3색(청색: 0.8마이크로미터, 녹색: 3마이크로미터, 적색: 4.6마이크로미터 대역)으로 합성한 결과다. /출처= NASA JPL-Caltech

한국 연구팀과 NASA(미국 항공우주국)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의 관측 데이터가 전 세계에 공개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NASA가 스피어엑스의 관측 데이터를 담은 아카이브 웹사이트를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지상에서 보기 어려운 적외선을 볼 수 있는 우주 망원경이다. 전체 하늘을 102가지 색으로 관측해 천체 10억 개에 대한 물리적인 정보를 얻는다.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 우주 얼음의 분포 등 우주에 대한 인류의 궁금증을 풀어내는 게 목표다.

지난 3월 12일 발사된 스피어엑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관측을 시작했다.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공전하며 600회 이상 촬영해 3600여 장의 이미지를 생성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해 향후 2년간 6개월마다 3차원 전천(전체 하늘) 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먼저 관측 데이터 6000여 컷을 전 세계에 우선 공개해 다양한 과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는 탐사를 시작한 5월 1일부터 일주일 가량 관측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다.

데이터는 앞으로 스피어엑스가 관측 자료를 수집한 후 60일 이내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원본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는다. 스피어엑스 연구팀이 원본 데이터의 오류나 왜곡을 제거하고 정확한 천체 좌표로 정렬하는 등 기본적인 보정 과정을 거쳐 공개한다. 연구팀은 데이터 처리에 사용한 절차도 함께 공개해 사용자가 독자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피어엑스 데이터는 미국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의 천체물리학 및 행성 과학 연구 및 데이터 센터 'IPAC'의 아카이브 'IRSA'에 축적·공개된다. 누구나 아카이브에 접속해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한국 측 스피어엑스 연구팀은 관측 데이터를 과학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추가 데이터 처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한국 천문학계에서 공모받은 연구주제 120개를 바탕으로 연구 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한국 측 스피어엑스 총괄 책임자인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 데이터 아카이브가 공개되면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방법으로 천문 연구에 활용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한국 스피어엑스 연구팀이 선정하고 합성해 공개한 타란툴라 성운의 모습. 타란툴라 성운은 복잡한 실타래 모양이 거미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대마젤란 은하에 있는 전리수소 영역으로 거대하고 활발한 별 생성 지역 중의 하나인 타란툴라 성운을 3색(청색: 1.2마이크로미터, 녹색: 1.86마이크로미터, 적색: 4.79마이크로미터 대역)으로 합성했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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