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회장에 권대중 교수 |
정부가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하는 등 강도 높은 수요관리 조치였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은 전면 금지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선호 지역 중심으로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다. 금리인하 기대감, 공급 불안 심리, 서울 쏠림 현상이 겹치며 주택 수요가 급증했고, 느슨한 대출 규제 속에 가계부채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시장 과열 우려가 현실화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출 규제 발표 직전인 6월 넷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43% 상승했다. 2018년 이후 약 6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성동·송파·강남·용산 등 주요 지역에서 상승폭이 컸다. 이처럼 급등세가 이어지자 시장에는 '지금 사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팽배했고, 대출을 활용한 투자수요가 다시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풍부한 유동성과 제한적인 규제가 맞물리며, 과열은 실수요를 압도하는 투기적 양상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과도한 대출 기반의 시장 과열 구조에 명확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 문의가 감소했고, 고가주택에 대한 레버리지 접근성이 차단되면서 단기적이지만 시장 심리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규제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폭(0.4%)이 둔화했다. 상승폭이 줄어든 것은 8주 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이번 대책은 무차별적 규제가 아니라, 실수요자와 투기수요를 구분해 대응하려는 점이 돋보인다. 대출한도 6억원은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일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큰 타격이 아니며, 실거주 목적 주택 마련에는 여전히 길이 열려 있다. 반면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대상 대출은 전면 차단되어, 대출을 동력으로 한 투자수요에는 실질적 제약이 된다. 그간 대출이 가격을 견인해왔던 흐름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시장에 정확한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를 보호하되 투기적 과열을 차단하려는 '균형적 대응'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수요 억제만으로는 근본적인 시장 안정은 어렵다. 시장에서는 외곽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만 차단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이다. 따라서 정부는 6·27 대책을 시작점으로, 공급 측 대응도 본격화해야 한다. 3기 신도시의 조기 공급, 도심 정비사업 촉진, 비아파트형 주택 공급 확대,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공공분양 등이 필요하다.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실수요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공급정책이 병행돼야 시장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가계대출과 시장 과열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의 최종 목표는 '안정'이다. 단기적인 가격 억제에 머무르지 않고, 주거 사다리 복원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위해서는 공급의 비전과 실행계획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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