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찰 장례 치르는 장의사 역할 막중, 감당할 각오"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 4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 검찰의 한 시대를 마무리 짓는 '장의사'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임 지검장은 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능력이 부족해 검찰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가 되겠구나 생각한 지 오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 시대를 잘 마무리 지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며 "장의사 역시 너무도 막중한 역할이라 생각하고 잘 감당해 볼 각오"라고 했다.

그는 지난 4일 첫 출근길의 소회를 밝히며 "2018년 2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발족된 진상조사단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는데 그때처럼 건물 모퉁이를 도니 기자들의 카메라가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참고인에서 검사장으로 겨울에서 여름으로의 계절 변화처럼 많이 달라진 듯한데 그때나 지금이나 검찰의 현실이 참담해 속이 상했다"며 "2018년 그때라도 제대로 고쳤다면 수사 구조 개혁의 해일이 이처럼 거세게 밀려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임 지검장은 지난 2일 서울동부지검장 자리로 승진 보임했고 4일 처음 출근했다. 첫 출근길에 임 지검장은 "검찰이 개혁을 당해야 될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어서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취임식에서도 그는 "국민들이 수년간 지켜본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며 "수사 구조 개혁의 해일이 밀려드는데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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