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빌라 입주 1800가구뿐… 전세사기에 ‘주거 사다리’ 끊겨

전세사기 사태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올해 들어 서울에서 준공된 빌라는 1800가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내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준공은 181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2945가구)보다 38.4% 감소했다. 서울의 총 주택 가구 수는 2207만3000가구(2023년 기준)이지만, 올해 들어 입주 신축 빌라가 2000가구도 채 안된다는 것이다.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 단지의 모습./연합뉴스

4년 전인 2021년 1∼5월(1만517가구)과 비교해 입주 물량은 6분의 1로 줄었다. 서울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은 2020∼2023년 매년 2만2000∼2만5000가구씩 준공됐지만, 2023년 1만4124가구, 작년엔 6512가구로 급감했다.

이는 아파트 준공 물량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실적이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준공은 2만70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1만1876가구)보다 74.5% 증가했다.

정부는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 작년과 올해 2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빌라를 사들인 뒤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신축 매입임대’ 11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1주택자가 빌라를 사서 단기임대로 등록하면 1가구1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6년 단기임대 제도를 부활시켰다.

이에 빌라 인허가·착공이 늘고 있지만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서울에서 향후 1∼2년 뒤 공급될 빌라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다가구·다세대·연립 인허가는 1∼5월 2098가구로 작년 동기(1263가구)보다 66.1%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1∼5월(8549가구)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경기대 교통공학과 김진유 교수의 분석 결과 최근 3년(2022∼2024년)간 연평균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이전 10년(2012∼2021년) 평균과 비교해 77.8% 감소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를 거라는 우려가 실수요자들의 불안을 부추기는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해선 공사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가 제대로 공급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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